건물구조가 우람하고 독특한 광주 상무소각장이 상생·소통의 복합 문화공간으로 거듭난다. 광주시는 지난 2016년 폐쇄된 이후 방치된 82.5m 높이의 굴뚝 등 소각장 공장동 활용방안에 대한 시민 아이디어를 공모하고 ‘굴뚝축제’도 열기로 했다.
광주시는 “문화재생사업을 통해 재창조될 상무소각장에 대한 구체적 활용방안을 시민들과 함께 찾기로 했다”고 6일 밝혔다. 이를 위한 시민들의 아이디어를 오는 26일까지 이메일 또는 방문 접수 받는다. 아이디어는 상무소각장 전체 부지 중 지하 1층, 지상 6층, 연면적 1만1258㎡ 규모인 공장동의 효율적 활용에 관한 것이면 된다. 시는 15년간 날마다 지저분한 생활쓰레기를 태워온 광주의 대표적 혐오시설 소각장을 문화의 향기를 내뿜는 문화시설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시는 시민들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공장동 전체가 아닌 쓰레기 반입장, 소각로, 굴뚝 등에 대한 부분 제안도 받기로 했다. 응모자들이 영상을 통해 공장동을 자세히 볼 수 있도록 상무소각장 홍보영상과 3D영상을 광주시 유튜브에 올렸다.
시는 공모전 최우수상 1명에게 250만원, 우수상 2명에게는 각 100만원, 장려상 3명에게는 각 50만원, 참가상 5명에게는 각 30만원을 광주상생카드와 온누리상품권으로 지급한다. 오는 16일 오후에는 상무소각장 내 공장동 쓰레기 반입장에서 찾아가는 광주프린지페스티벌 ‘상무굴뚝축제’를 개최한다. ‘쓰레기를 태우는 굴뚝에서 문화를 피워내는 굴뚝’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이번 축제는 청소년 버스킹 공연과 디제이댄스, 티셔츠 만들기 등 다양한 문화·체험 행사로 꾸며진다.
상무소각장은 2000년 9월 713억원을 들여 준공됐다. 하지만 인근 주민들의 끊임없는 집단시위 등으로 2001년 12월에야 뒤늦게 가동을 시작했다. 하루 300t~400t의 쓰레기를 소각하던 이 시설은 악취와 매연으로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하다가 도심 발전의 걸림돌이라는 이유로 2016년 12월 가동을 중단했다. 3년 가까이 방치된 상무소각장은 활용방안을 마련하지 못하다가 문화체육관광부의 ‘2019 유휴공간 문화재생 연구지원사업 공모’에 선정됐다. 현재 문화복합 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나기 위한 기본계획 용역이 진행 중이다.
문체부는 보존가치가 높은 유휴공간을 문화명소로 발굴하는 차원에서 올 들어 전국 17개 광역단체와 226개 기초단체를 대상으로 문화재생 사업 대상지를 공모했다.
광주시 박향 문화관광체육실장은 “폐쇄된 상무소각장은 접근성이 뛰어나다”며 “지난해 4월 문을 연 부천아트벙커 B39와 같은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