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검사 강성용)는 지난 5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내 고등군사법원과 경남 사천의 식품가공업체 M사를 압수수색했다고 6일 밝혔다. 검찰의 이번 강제수사는 2007년부터 방위사업청 등에 어묵 등의 군납을 시작한 M사 대표 정모씨가 육군 준장인 이모 고등군사법원장에게 억대 금품을 전달했다는 정황과 관련된 것이다. 국방부는 검찰의 수사 사실을 알게 된 직후 이 법원장을 직무배제했다.
검찰은 정씨가 이 법원장에게 수년간 1억원 안팎의 금품을 건넨 단서를 잡고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군 검찰과 함께 압수수색을 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 법원장과 정씨, 정씨 회사 등의 금융거래 내역을 추적해 자금흐름을 밝히는 작업도 병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수사에서는 이 법원장이 정씨의 군납을 도왔는지까지도 규명될 것으로 보인다.
1974년 설립된 M사는 경남 사천 지역의 대표적인 식품가공업체다. 2007년부터 방위사업청에 어묵 생선가스 등 7종을 공급했다. 이마트 풀무원 GS25 등 대기업에도 주문자가 요구하는 제품을 생산하는 OEM을 하고 있다고 광고하고 있다. 정씨는 자신이 이 법원장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언론 보도들에 대해 “잘못된 보도이며, 정정보도를 요청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군법무관 출신인 이 법원장은 지난해 1월 준장으로 진급해 육군본부 법무실장이 됐고 같은해 12월 고등군사법원장에 임명됐다. 군사법원은 군인, 군무원에 대한 형사재판을 담당하는 군 내 사법부다. 군인이 법을 어겨 재판을 받게 되면 군사법원에서 심판을 받는데, 1심 군사법원은 군 내 총 29곳이 있다. 2심인 고등군사법원은 국방부에 있는 최고 사법기관이다. 국방부는 전날 “수사 중인 상황에서 정상적인 부대 지휘가 어려울 것”이라며 이 법원장을 직무배제 했다고 발표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