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 ‘요기요 배달원’ 근로자 첫 인정… 임금체불 문제는?

입력 2019-11-06 09:14
뉴시스

고용노동부가 배달앱 ‘요기요’ 배달원을 근로자로 인정했다. 다만 임금체불은 없었던 것으로 결론냈다.

배달원 노동조합 ‘라이더유니온’ 5일 발표에 따르면, 노동부 서울북부지청은 요기요 배달원 5명이 제기한 임금 체불 진정 사건에서 이들이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지난달 28일 결론냈다. 이들은 개인사업자로 업무 위탁 계약을 맺고 일해왔다.

앞서 요기요 배달원 5명은 ▲정해진 장소에 출·퇴근할 의무가 있고 ▲점심시간까지 보고해야 하며 ▲특정 지역에 파견되는 등 업무 지시를 받고 있다는 이유로 지난 8월 초 노동부에 근로자 인정을 요구하는 진정을 제기했다. 주휴수당과 연장근로수당 등 체불 임금 지급도 요구했다.

요기요는 “배달원과 근로계약이 아닌 업무 위탁 계약을 체결했고, 지휘·감독을 하지 않았다며 배달원을 근로자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노동부는 요기요 배달원을 근로자로 봤다. 노동부 관계자는 “진정인의 근무 형태 등 여러 정황으로 미뤄 근로자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노동부가 배달 앱을 통해 일하는 배달원을 근로자로 인정한 것은 처음이다. 근로자로 인정될 경우 노동관계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 사용자는 노동관계법에 따른 각종 수당 지급을 해야한다.

다만 노동부는 진정을 제기한 배달원들만 근로자로 인정했다. 요기요의 다른 배달원은 근무 형태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라이더유니온 측은 “요기요 배달원은 대체로 근무 형태가 같다고 보면 된다”며 “배민라이더스, 배민커넥트, 쿠팡잇츠 배달원도 근로자에 해당한다. 노동부의 이번 판단을 토대로 플랫폼 업체의 위장도급 행태를 근절하는 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동부는 임금 체불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라이더유니온은 “납득하기 어렵다. 소송을 통해서라도 권리를 찾겠다”며 “요기요에서 근무하고 퇴직금 등을 못 받은 라이더들을 모아 진정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라이더유니온은 6일 서울 서초구에 있는 요기요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다.

현재 플랫폼 노동자의 근로자 여부가 사회적 쟁점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노동부의 이번 결정은 의미있는 판단으로 평가된다. 노동부는 현재 차량호출 서비스 ‘타다’에 대해서도 노동관계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