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충주시에서 오전 이른 시각부터 발송된 재난안전문자 때문에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이에 대해 시는 ‘훈련 상황을 실제 상황으로 잘못 보냈다’고 안내했으나 사실은 주취자가 허위 화재 신고를 해 시청이 재난안전문자를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충주시는 5일 오전 5시33분쯤 ‘충주시 문화동 0000번지 00아파트 앞 화재 발생, 인근 주민은 안전에 주의 바랍니다’라는 재난안전문자를 시민에게 발송했다. 이어 오전 6시9분쯤 ‘재난 상황 전파 훈련 중 메시지 실제 전파하게 되어, 시민분들께 혼란을 드려 죄송합니다’라는 안내 문자를 보냈다. 앞서 발송된 문자가 잘못 보낸 것이라고 정정한 것이다.
하지만 문자 발송은 단순 오류 탓에 이뤄진 것이 아니라 허위 화재 신고 때문에 이뤄진 것이었다.
충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17분쯤 주취자로 추정되는 중년 남성으로부터 “(00아파트 앞) 모 파출소(지구대)에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에 소방차가 출동했지만 불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 같은 상황을 공유하고 있던 시청 당직자는 화재 신고가 이뤄지자 재난문자를 발송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당직자가 관계기관이 공유하는 재난 상황 시스템을 통해 소방차 출동 등을 위급상황으로 판단한 뒤 주민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재난 문자를 보냈는데 오인 화재 신고였다”며 “주민들이 걱정할까봐 취소 문자를 빨리 보낸다는 게 그렇게 됐다”고 사과했다.
한편 충주경찰서는 119에 허위신고를 한 주취자가 A씨(52)인 것으로 파악했다. A씨는 자정 무렵부터 “괴롭힘 당했다” “폭행을 당했다” 등 수회에 걸쳐 112에 신고했으며 한 병원에서도 소란을 피워 신고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모 지구대는 A씨의 신원과 주거지가 확인돼 귀가 조치했다.
결국 이른 아침부터 충주시에서 일어난 일대 소동은 주취자의 허위 화재 신고로부터 비롯된 것이었으며 ‘훈련 중 잘못 보내진 재난문자’는 없었다. 하지만 충주시는 시민들의 불안감을 불식시키기 위해 사실과 다른 해명을 내놨다는 점에서 빈축을 사고 있다. 굳이 사실과 다른 해명을 할 필요가 없었음에도 엉뚱한 해명 문자를 보내 일을 키운 모양새가 됐다.
이날 충주시 안전총괄과 관계자는 재난문자 발송 경위에 대해 “수시로 재난 상황에 대한 가상의 훈련 메시지를 보내는데 실제 상황으로 관내 주민에게 잘못 발송해 취소했다”고 해명했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