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한국건설산업연구원>
새해 건설경기 전망이 어둡다. 내년 국내 건설수주는 최근 6년 내 최저치를 기록하고 투자도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부동산 가격도 하락할 전망이지만 하락폭은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5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2020년 건설·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를 열고 이같이 분석했다. 건산연에 따르면 내년 국내 건설수주는 올해보다 6.0% 감소해 6년 내 최저치인 140조원을 기록하고 건설투자는 2.5% 감소할 전망이다.
이홍일 연구위원은 “건설투자 감소로 내년 국내 경제성장률이 0.36%포인트 하락하고 취업자 수가 7.2만명 감소하는 등 거시경제와 고용에 대한 건설경기의 부정적 영향이 지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는 수정예산 편성 등의 절차를 거쳐 당초 정부의 SOC 예산안보다 3조6000억원이나 증액해 국회에서 의결했다”면서 “연말 국회에서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올해 증액 규모(1조3000억원) 이상으로 증액 의결해 국가균형발전사업 등을 조속히 추진하는 것이 국내 경제의 저성장 고착화를 탈피하는 중요한 방법 중 하나”라고 조언했다.
부동산 시장은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이 모두 하락할 전망이다. 매매가격의 경우 내년엔 수도권 0.3%, 지방 1.2%, 전국 0.8%의 하락이 예상된다. 세계적으로 거시경제 상황이 악화되면서 주택시장 상황도 쉽게 개선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저금리시대 안전자산 선호 기조가 강해 매매가격 하락폭은 올해보다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성환 부연구위원은 “지방의 경우 내년 준공 물량이 올해보다 더 줄어들면서 누적된 재고를 소진해 시장 변동성과 하락폭을 줄여나갈 것”이라면서 “하지만 지방 시장의 하락폭이 줄어드는 것이 시장의 기초체력이 좋아지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지방 시장, 특히 미분양 관리지역에 대한 정부의 전향적인 정책 기조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세 시장은 매매가 하락 및 3기 신도시 청약 대기 수요 유입으로 올해보다 하락폭이 다소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은 3기 신도시 대기 수요가 전세시장으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지방은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져 매매수요가 전세수요로 전환하는 현상이 예상된다.
김 부연구위원은 “내년은 거시경제와 주택시장이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이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면서 “수도권과 지방의 차별화를 대비하기 위한 정책 방안이 마련돼야 하며, 기업들은 기존 분양형 모델 이외에도 새로운 사업모델을 적극 구상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