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성희롱 의혹을 받던 김동열 중소기업연구원장이 해임됐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산하기관 감사 후 김 원장 해임을 권고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지 하루 만의 일이다.
중기연구원은 5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김 원장을 해임했다고 밝혔다. 해임은 중기부가 내리는 7단계 징계 중 파면 다음으로 강도가 높은 중징계다.
김 원장은 중기연구원 직원 A씨에게 업무 외 시간에 ‘보고싶다’며 셀카(셀프카메라) 사진을 첨부하는 등 부적절한 문자를 보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이 사실은 A씨가김 원장을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 혐의로 중기연구원 내부 고충처리위원회에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이후 중기부 국정감사에서도 김 원장의 거취 문제가 거론됐다. 이종배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이 사퇴 의사를 묻자 “(감사) 결과와 조치가 나오면 응분의 책임을 지겠다”고 답했다.
김 원장은 여전히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이날 공개한 입장문에서 문제가 된 문자는 지난 1월 미국 뉴욕 출장 중 보낸 것으로 ‘매일 보다 (출장 중이라)못 보니 기운이 없다’는 취지였다고 밝혔다. 또 함께 보낸 사진은 인증샷 취지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법이나 대법원 판례에서 규정하는 성희롱, 성적인 언어는 아니라고 반박했다.
김 원장은 A씨로부터 부적절한 문자임을 지적받고 사과한 후에는 문제가 될 만한 발언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중기연구원이 해당 발언이 법적으로 성희롱에 해당하는지 충분히 검토하지 않고 해임 결정을 내렸다고 반발했다.
중기연구원 이사회가 김 원장을 해임하기에 앞서 중기부 감사담당관실도 산하기관장인 김 원장에 대한 감사를 벌였다. 감사담당관실은 김 원장에게 제기된 의혹이 상당 부분 인정된다며 해임을 권고한 바 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