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학생들이 학내에 게시한 홍콩 민주화 시위 지지 현수막이 누군가에 의해 잇따라 철거되고 있다.
‘홍콩을 지지하는 연세대학교 한국인 대학생들’은 지난달 말부터 두 차례에 걸쳐 연세대 신촌캠퍼스 안에 설치한 홍콩시위 지지 현수막들이 모두 철거됐다고 5일 밝혔다.
홍콩지지연세대학생들 모임은 이날 “현수막 훼손은 특정 의견을 단순히 부정하거나 비판하는 것이 아닌 폭력적인 방법을 통한 억압”이라며 “홍콩 지지 여부와 관계없이 개인의 의견을 표출하는 현수막을 훼손하는 사람들을 본다면 함께 저지해주시길 부탁드린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 단체는 지난달 24일과 이달 4일 위당관, 윤동주 시비, 학생회관 앞, 독수리상 인근 등 교내 4곳에 ‘Liberate Hong Kong(홍콩을 해방하라)’ ‘Free Hong Kong, revolution of our times(홍콩 해방, 우리 시대의 혁명)’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내걸었다.
이들이 지난달 24일 처음 설치한 현수막은 다음날 밤중에 사라졌다. 당시 학생들은 학교 측에 현수막을 철거했는지 문의했고 학교 측으로부터 현수막이 설치됐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했으며, 따라서 철거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답을 받았다.
지난 4일 오전 학생들은 같은 내용의 현수막을 재차 학내에 게시했다. 그러나 두 번째 현수막도 같은 날 오후 또다시 모든 철거된 것으로 확인됐다. 4곳의 현수막이 두 차례나 24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사라진 것이다.
연세대 측은 학교 차원에서 현수막을 철거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연세대 관계자는 “학칙상 해당 현수막은 홍보물이 아니므로 대자보를 붙이는 것처럼 별도의 승인 도장 없이도 자유롭게 게시할 수 있다”며 “때문에 학교가 이를 철거할 이유는 없다”고 설명했다.
홍콩지지연세대학생들 모임 관계자는 “맨 처음 내건 현수막은 인적이 드문 야간에 없어졌는데, 두 번째로 건 현수막은 수업이 진행되고 보는 사람도 많은 대낮에 사라져 당황스럽다”며 “이런 테러 행위에 커다란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무단 철거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한 뒤 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박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