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청계천, 동대문시장, 마포나루 등 서울 곳곳에서 활약했던 광대 ‘달문’이 돌아왔다.
서울문화재단은 우리 고유의 국악 콘텐츠인 판소리와 문학, 시각예술을 결합한 웹판소리 ‘달문, 한없이 좋은 사람’을 새로운 유형의 문화 콘텐츠로 개발해 8일 오후 3시 공식 유튜브 채널 ‘스팍TV’에서 ‘달문’의 첫 에피소드를 공개한다고 5일 밝혔다.
이 콘텐츠는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과 영화 ‘조선명탐정’의 원작자인 김탁환이 쓴 역사소설 ‘이토록 고고한 연예’를 토대로 구성진 판소리와 역동적인 영상기법이 더해진 작품이다.
웹판소리 ‘달문’ 작품 내용은 소설 ‘이토록 고고한 연예’의 주인공 ‘달문(達文)’의 생애를 다룬 것이다. 조선시대를 풍미한 광대이자 재담꾼이었던 ‘달문’이 청계천 수표교를 배경으로 춤추고 노래하는 생애를 전통적인 색채와 소리, 현대적 영상기법으로 표현했다.
소설 ‘이토록 고고한 연예’의 ‘달문’은 당대 실학의 대가였던 연암 박지원의 한문소설 ‘광문자전’의 주인공 이름이기도 하다. 의로운 인품과 뛰어난 재주를 가진 인물로 기록된 ‘달문’은 청계천 수표교, 동대문시장, 창덕궁, 마포나루 등 서울의 주요 곳곳에서 거지 패의 왕초에서 인삼가게 점원과 산대놀이 으뜸 광대로서 백성들에게 행복을 주는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온 인물이다.
‘웹판소리’는 국내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방식의 융복합 문화콘텐츠로, 작품 창작부터 영상 콘텐츠 제작까지 예술가들의 협업으로 탄생했다. 지난 5개월간 김탁환 소설가(문학)와 소리꾼 최용석(국악), 그림작가 김효찬(시각예술) 등 서로 다른 장르의 예술가들의 협업의 산물이다.
1차 콘텐츠인 소설을 판소리로 2차 재현하고, 스토리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유튜브에 최적화된 캐릭터 이미지(모션그래픽, 일러스트레이션 등)를 더해 3차 영상으로 탄생시켰다. 배경음악 연주는 전통음악의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는 국악 공연단 ‘공명’이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
기존에 선보인 적 있는 공연을 영상으로 찍어서 올리는 이른바 ‘직캠’이 아니라 웹드라마나 웹예능처럼 새로운 작품을 유튜브를 통해서만 볼 수 있는 방식도 새로움을 더한다. 유튜브 이용자들의 특성을 고려해 모든 영상은 약 3분 분량으로 제작됐다.
‘달문’은 8일 첫 공개를 시작으로 11월 매주 금요일 새 에피소드가 추가로 공개된다. 우리 전통문화에 관심 있는 해외 시청자들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영어자막 버전을 제공할 예정이다.
서울문화재단은 순수 문학작품을 판소리로 재현하고 이를 다시 무한한 확장력이 있는 영상 콘텐츠로 제작하는 이번 시도가 장르 간 경계를 허물고 전통연희와 산대놀이 같은 우리문화를 세계로 알릴 수 있는 새로운 시도라고 설명했다.
김종휘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지금까지 예술가에게 직접적으로 지원해주는 일방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기존 장르 간 협업으로 새로운 형태의 작품을 만들고 이를 통해 소설, 판소리, 시각예술로 관심과 수요가 환원되는 혁신적인 창작문화콘텐츠 모델이다”며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온라인을 통한 콘텐츠 배급을 통해 전통적인 판소리 공연을 넘어 국내외 시장으로 확장해 새로운 한류문화를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