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새 얼굴들, 리그 판도 흔들까

입력 2019-11-05 04:00
창원 LG 박정현. 한국농구연맹 제공

한국농구연맹(KBL)이 4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2019 KBL 국내 신인 선수 드래프트를 개최했다. 올 시즌 최대 42경기를 뛸 수 있는 신인들이 프로농구 판도에 어떤 변화를 줄지 주목된다.

4일 현재 3승 9패로 리그 최하위에 그쳐 있는 LG의 현주엽 감독은 “좋은 선수를 뽑고 싶다”고 짤막하게 말한 뒤 1순위로 센터 박정현의 이름을 불렀다. 204㎝의 장신에 리바운드 능력과 슛 정확성을 동시에 갖춘 즉시전력감이라는 평가를 받는 박정현의 최고 순위 지명은 일찌감치 확정적이었다.

박정현의 영입은 곧바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LG는 지난달 31일 원주 DB전에서 프로농구 데뷔전을 치른 대체 용병 마이크 해리스가 준수한 실력을 뽐내며 캐디 라렌과 강력한 외국인 듀오를 형성했다. 여기에 햄스트링 부상으로 빠져있는 김시래가 복귀해 경기를 조율하고 박정현이 골밑을 탄탄히 메워 주면 LG의 올시즌 반등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평가다.

안양 KGC인삼공사는 2순위로 센터 김경원(199㎝)을 선택했다. KGC는 현재 5승 6패로 7위에 올라 있다. 김승기 KGC 감독은 “센터 오세근의 백업이자 외국인을 막을 수 있는 수비형 빅맨”이라며 “앞으로 우리 팀을 이끌어나갈 센터”라고 지명 이유를 말했다. 국내 최고의 골밑 자원으로 불리는 오세근의 약점이 내구성인 만큼 김경원의 역할을 명확히 알려준 셈이다.
서울 삼성 김진영. 한국농구연맹 제공

직전 시즌 최하위였지만 올 시즌 6위(4승 6패)로 선전 중인 서울 삼성은 3순위 지명권으로 김유택 중앙대 감독의 아들이자 최진수의 이복동생인 가드 김진영을 뽑았다. 김진영은 스피드와 돌파력, 점프력을 갖춰 화려한 플레이가 가능한 선수다. 다만 193㎝ 68㎏의 마른 몸으로 프로 무대에서의 거친 몸싸움을 이겨낼 수 있냐가 관건이다. 올 시즌 다소 잠잠한 삼성의 국내 에이스 이관희와의 호흡도 중요하다.

리그 9위(3승 8패) 고양 오리온은 4순위 지명권으로 넓은 시야를 가진 포인트가드 전성환을 품에 안았다. 오리온이 수준급 득점원 최진수와 허일영에 궂은일을 마다않는 이승현을 보유한 만큼 전성환의 리딩이 더욱 중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충격의 하위권(8위)에 빠져 있는 울산 현대모비스는 전체 10순위로 포워드 박준은을 지명했다. 194㎝의 장신 슈터 박준은은 올 시즌 경기당 팀득점 71.7점으로 리그 9위에 그쳐 있는 현대모비스의 득점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선수로 평가된다.

이날 뽑힌 신인들은 각 구단의 13번째 경기부터 출전이 가능하다. 가장 빠르게 신인 선수를 투입할 수 있는 구단은 박정현을 영입한 LG(6일)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