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 광고 패러디 대학생 ‘의로운 시민상’ 받아

입력 2019-11-04 17:20 수정 2019-11-04 17:39

‘유니클로 광고 패러디로 역사를 바로 잡은 광주청년에게 이 상패를 드립니다.’

일제강점기 위안부 폄하 광고 논란이 제기된 유니클로 광고를 패러디한 대학생이 광주시로부터 ‘의로운 시민상’을 받았다.

광주시는 4일 정례조회에서 전남대 사학과 4학년 윤동현(24)씨에게 의로운 시민상 상패를 수여했다고 밝혔다.

윤씨는 지난달 조선여자근로정신대로 끌려가 강제노역을 당한 양금덕(90) 할머니와 함께 “제 나이 때는 얼마나 힘드셨냐”, “그 끔찍한 고통은 영원히 잊을 수 없어”라는 문답이 담긴 20초 분량의 영상을 제작했다.

그는 한국어와 영어 일어 자막으로 제작한 이 영상을 지난달 19일 유튜브에 올렸다. 일본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 광고를 패러디해 응수한 것이다.

해당 영상에서 양 할머니는 일본어로 ‘잊혀지지 않는다’고 쓴 펫말을 들고 “그 끔찍한 일을 영원히 잊을 수 없어”라고 말한다.

유니클로는 지난달 13살 소녀가 패션 컬렉터로 소개된 98살 여성에게 “제 나이 때는 어떻게 입으셨어요”라고 질문하는 광고를 제작했다.

문제는 98살 여성의 답변이다. 특히 한국어로 의역한 자막에는 “맙소사,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고?”라 적혀 있다.

“그렇게 오래전 일은 기억 못한다(I can't remember that far back)”는 영어 답변이나 일본어 자막과 달리 ‘80’이라는 숫자가 추가돼 의도적으로 위안부 문제 등 과거사를 조롱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한 청년의 깨어있는 의식이 왜곡된 역사를 바로 세우는 계기가 됐다”며 “이를 올곧게 평가하고 시민과 함께 공유하는 것도 광주공동체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자신의 SNS에도 “위안부 폄하 광고로 우리를 분노케 했던 일본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에 날카롭고 재치있는 영상 패러디로 응수했던 대학생을 기억하시나요? 이 광고를 제작했던 청년이 바로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광주DNA’를 가진 전남대학교 윤동현 학생입니다”라고 적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