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감귤원 “잘 키우려 뿌린 비료가 되레 악영향, 난감하네”

입력 2019-11-04 17:05 수정 2019-11-04 17:06
제주도 농업기술원의 감귤원 토양화학성 변동조사 모습. 농업기술원은 2002년부터 4년마다 제주지역 감귤원 200곳을 대상으로 토양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제주도 제공

제주 감귤원 토양조사에서 감귤 품질을 하락시키는 인산과 칼륨의 과다비율 농가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감귤나무를 잘 키우기 위해 뿌린 비료가 되레 감귤 품질을 하락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제주도 농업기술원은 체계적인 감귤원 토양관리를 위해 2002년부터 4년마다 토양화학성 변동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검사 대상은 제주 조천 애월 등 12개지역 감귤원 200곳이다. 분석항목은 토양 산도(pH), 전기전도도(EC), 유기물, 유효인산, 치환성 칼륨, 칼슘, 마그네슘, 나트륨, 석회소요량 등 9가지다.

조사결과 2002년 이후 제주지역 과수원 토양에서는 인산과 칼륨이 점점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토양 내 인산 함량이 일정 범위를 넘어서면 붕소 결핍을 일으켜 감귤의 하얀 속껍질을 갈색으로 변하게 한다. 또 감귤나무가 칼륨을 필요 이상으로 흡수하면 산 함량이 높아져 감귤의 맛이 떨어지게 된다. 특히 지나친 칼륨 성분은 지하수 오염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인산의 경우 200필지의 평균 검출량이 465㎎/㎏으로 적정범위(200~300㎎/㎏)보다 높았다. 조사대상 중 인산 함량 적정 과수원 비율은 2002년 26.5%에서 2018년 23.0%로 줄고, 과다 감귤원은 25.5%에서 34.0%로 크게 늘었다.

평균 인산 함량은 2002년 395㎎/㎏에서 2018년 465㎎/㎏으로 크게 올랐다. 대체로 서부권에서 인산 함량이 높게 나타났다. 서부권은 동부지역 토양과 달리 인 흡착력이 낮아 비료로 뿌려진 인이 그대로 검사에 드러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칼륨 성분 과다 검출 과수원 비율이 늘어났다. 칼륨 함량 과다 과수원 비율은 2002년 22.5%에서 2018년 29.0%로 증가했다. 정상범위가 0.50~0.70cmol/㎏지만 3배가 넘는 2.51cmol/㎏이 검출된 농가도 나왔다.

정대천 농업기술원장은 “지속가능한 청정 제주농업 육성과 지하수 수질 환경 보존을 위해 토양검정을 통해 시비처방을 받고 기준을 따르려는 농가의 노력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