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해역에서 인양해 경북 포항으로 옮겨진 소방헬기가 김포공항으로 이송될 예정이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이후 헬기 동체 등을 정밀 조사해 원인을 분석할 방침이다. 앞서 노르웨이에서 같은 기종의 헬기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 데 3년 이상 걸린 만큼 원인 규명에는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해군 청해진함은 독도 해역에서 인양한 소방헬기 동체를 싣고 4일 오전 1시쯤 포항 신항에 도착했다. 해군 등은 동체 상태를 조사한 뒤 오전 11시쯤부터 20분간 청해진함 크레인을 이용해 동체를 부두에 내려놨다. 헬기 동체는 앞 일부와 뒷부분이 떨어져 나간 상태였다. 앞부분은 블랙박스가 자리한 곳이다. 동체에 블랙박스가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동체 아래에는 사고 시 헬기를 물 위에 띄우는 비상부유장치가 밖으로 나와 있었다. 비상부유장치는 동체 4곳에 설치돼 물 위에 불시착했을 때 자동으로 작동한다. 조종사가 수동으로 작동할 수도 있다. 비상부유장치가 바다에 추락할 때 작동했는지, 해저에 가라않은 뒤 작동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김포공항으로 헬기 동체를 옮겨 사고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동체 이동 방법, 이동 시간 등을 협의하고 있다. 동체를 건설 중장비를 옮기는 대형 이송장비를 통해 육로로 이송할지, 배를 통해 해로로 이송할지 등도 검토하고 있다.
사고 기종은 에어버스헬리콥터스의 H225(옛 유로콥터 EC225) 수송 헬기로 2016년 4월 노르웨이에서 대형 추락 사고를 낸 적이 있는 기종이다. 당시 헬기 운항 중 주 프로펠러가 떨어져 나가면서 추락했다. 반면 독도 헬기 동체는 주 프로펠러 날개가 부러진 채 달려 있는 상태로 인양됐다. 노르웨이에서 헬기 사고 원인 결과를 도출하기까지 3년 이상 걸린 만큼 독도 헬기 진상 규명에도 수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조사위 관계자는 “아직은 사고 원인에 대해 언급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헬기 동체 등에 대한 정밀조사를 통해 원인을 분석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청해진함은 헬기 동체를 내린 뒤 실종자 수색을 이어가기 위해 오후 12시쯤 포항신항에서 독도 해역으로 출발했다.
박세원 기자 o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