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 펄펄 날 때 내리막길 들어선 미켈슨, 26년 만에 ‘톱50’ 이탈

입력 2019-11-04 17:00
필 미켈슨이 지난 2월 1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 골프링크스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AT&T 페블비치 내셔널 프로암 최종 4라운드 18번 홀 페어웨이에서 샷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살아있는 전설’ 필 미켈슨(49·미국)이 26년 만에 세계 랭킹 ‘톱50’ 밖으로 밀려났다. 경쟁자 타이거 우즈(44·미국)가 오랜 암흑기를 뚫고 재기를 시작할 때, 미켈슨은 세월의 무게를 견디지 못했다.

미켈슨은 4일(한국시간) 발표된 남자골프 세계 랭킹에서 51위로 지난주보다 한 계단 내려갔다. 1993년 11월 29일부터 26년간 유지한 50위권에서 처음으로 이탈했다. 미켈슨은 1992년에 입회한 PGA 투어에서 28년째 활동하며 44승을 쌓은 현역 베테랑이다. 2000년대에 전성기를 보내면서 우즈의 독주를 견제할 유일의 경쟁자로 평가됐다. 우즈보다 다섯 살이 많은 미켈슨은 이제 50대 진입을 앞두고 있다.

미켈슨은 지난 2월 PGA 투어 AT&T 페블비치 내셔널 프로암에서 우승한 뒤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당시만 해도 랭킹은 17위까지 치솟았다. 미켈슨은 그 이후부터 단 한 번도 톱10에 들지 못했고, 7차례나 컷 탈락해 랭킹 하락을 가속했다. 지난 7월 디오픈 챔피언십을 끝내고 30위까지 주저앉은 순위는 2019-2020시즌 PGA 투어 개막전인 세이프웨이오픈 컷 탈락으로 44위까지 곤두박질쳤다.

미켈슨은 지난 3일 중국 상하이에서 폐막한 월드골프챔피언십(WGC) HSBC 챔피언스를 공동 28위로 완주했다. 이 틈을 이마히라 슈고(일본)가 파고들었다. 이마히라는 같은 날 일본프로골프 투어 마이나비 ABC 챔피언십에서 준우승해 세계 랭킹을 53위에서 50위로 끌어올렸다. 그 결과로 미켈슨이 한 계단 밀려났다.

미켈슨의 한 번도 세계 랭킹 1위를 정복하지 못했다. 커리어하이는 랭킹 2위다. 미켈슨의 앞에 언제나 우즈라는 거대한 벽이 있었다. 우즈는 최근 미켈슨과 반대로 상승 곡선을 타고 있다. 지난달 28일 일본 지바현에서 끝난 PGA 투어 조조 챔피언십을 정복, 샘 스니드(2002년 사망·미국)가 생전에 이룬 투어 통산 최다승 타이기록(82승)에 도달했다. 당시 6위로 상승했던 우즈의 랭킹은 이날 7위로 한 계단 내려갔다. 여전히 랭킹 1위 도전의 가시권에 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