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울산에 떼까마귀 화려한 군무가 시작된다

입력 2019-11-04 14:29 수정 2019-11-04 14:32

매년 11월 부터 울산의 하늘은 수만 마리의 떼까마귀들이 하늘을 뒤덮는다. 울산 태화강 십리대숲에 어둠이 내리면 떼까마귀 들이 노을을 배경 삼아 흩어졌다 모이기를 반복하며 화려한 군무를 펼친다.

4일 울산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태화강 옆 삼호대숲에서 잠을 잔 뒤 먹이터로 날아가는 떼까마귀, 갈까마귀 2만마리가 관찰됐다.

까마귀들은 지난달 14일 울산에 처음 도착했다. 울산으로 돌아오는 까마귀는 점차 늘어 이달 말까지 태화강 중류지역인 삼호동, 태화동 주변에 5만여마리가 집단을 이뤄 월동한다. 경주나 양산 등지까지 포함하면 최대 10만 마리나 된다. 울산을 찾는 까마귀의 80~90%는 떼까마귀이고, 10~20%는 갈까마귀다.

울산 도심을 가로지르는 태화강 옆 대나무숲(6만5000㎡)은 사람이 거의 들어가지 않기때문에 우리나라에서 겨울을 나는 떼까마귀 중 66%가 찾는 국내 최대 휴식처다.

이 때문에 몽골과 시베리아에서 여름을 지내는 떼까마귀는 10월 중순부터 한반도로 모여들어 이듬해 3월까지 삼호대숲에서 겨울을 보낸다.

울산의 겨울기온이 아주 춥지 않은데다 울산 외곽과 주변 지역에 농경지가 발달한 점도 떼까마귀들의 서식과 먹이활동에 좋은 환경으로 꼽힌다.

떼까마귀들은 해 뜨기 전 대숲에서 나와 낮에는 주로 울산 외곽 울주군 언양·온양읍, 경북 경주·영천, 경남 밀양·양산·김해까지 15㎞ 넘게 날아가 논에서 해충과 떨어진 낱알을 먹고 저녁에는 화려한 군무를 보여주며 태화강 대나무숲으로 모여든다. 군무는 포식자로부터 스스로를 지켜 살아남고자 하는 행동으로 알려졌다.

울산시 관계자는 “떼까마귀 군무가 겨울철 울산의 가장 큰 볼거리로 자리 잡았다”며 “울산을 찾는 관광객들이 늘어나면서 태화강 주변 상인들도 까마귀떼의 출현을 반기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울산시는 태화강철새학교와 시티투어 코스를 연계한 이색 생태체험 관광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떼까마귀를 관광상품으로 적극적인 홍보를 하고 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