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세프한국위원회, 어린이·청소년 75명 미세먼지 없는 세상 우리 목소리 들어보세요

입력 2019-11-04 11:44
2일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주최 아동원탁토론 ‘우리의 목소리-미세먼지 없는 세상을 위해’ 참가한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이 미세먼지 문제 해결에 대한 자신의 생각에 대해 의사를 표시하고 있다.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제공

유니세프한국위원회는 2일 미세먼지 문제의 해결책을 모색하고, 관련 국가 정책에 어린이·청소년의 의견이 담길 수 있도록 전국 각지의 어린이·청소년(만 12~18세) 75명과 함께 유니세프 아동원탁토론 ‘우리의 목소리-미세먼지 없는 세상을 위해’를 개최했다.

유니세프한국위원회 블루홀에서 진행된 아동원탁토론에서 참가 어린이·청소년들은 ‘미세먼지 농도가 심해지는 원인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 및 지역사회 그리고 어린이·청소년들의 역할’에 대해 약 3시간 반 동안 열띤 토론을 했다.

참석 어린이·청소년들은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의 역할과 관련, “대기오염물질을 내뿜는 산업시설 관리가 가장 시급하다”며 대기오염물질을 야기하는 기존의 산업시설을 철저히 관리하는 동시에 이를 친환경 산업시설로 전환할 수 있는 지원과 투자가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미세먼지에 반응하는 물질에 대해 연구가 이뤄지면 미세먼지를 막을 수 있는 물질도 개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한 학계의 연구가 하루빨리 진행되면 좋겠다”라는 의견도 제시했다. 어린이·청소년들 스스로의 역할에 대해서도 “중고물품 활용, 일회용품 사용 제한, 대중교통 이용” 등 생활 속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나누었다.

이와 함께 참가 어린이·청소년들은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주변 국가와의 공동 협력 강화가 필요하다”며 “한·중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협약 체결 등 외교적 노력이 함께 진행되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토론에 참석한 박성주 학생(청심국제고 3)은 “미세먼지 문제는 모두 똑같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늘 여러 지역에서 온 친구들과 토론을 해보니 지역마다 문제점들이 다양해서 놀라웠다. 지역마다 다른 양상, 다른 생각을 갖고 있었다. 이 내용을 돌아가 제가 속한 지역사회에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고은지 학생(서울 용화여고 2)은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생필품을 친환경적인 재료로 친환경 과정을 거쳐 만든다면 미세먼지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오늘 친구들이 들려준 분리수거나 대중교통 이용 등 일상 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을 친구들과 나누고 싶다”고 토론 참여 소감을 전했다.

아동원탁토론에 앞서 유니세프한국위원회는 9월 5일부터 18일까지 토론 주제 선정을 위한 사전조사를 전국의 어린이·청소년(만 12세~18세) 423명을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해 주제를 선정했다.

질문은 ‘미세먼지로 인한 대기오염에 대한 인식’과 ‘미세먼지 문제 해결방법’에 대한 객·주관식 총 11개로 이뤄졌다.

조사 참여 어린이·청소년 423명 중 94.1%는 미세먼지로 인한 대기오염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그중 절반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고 답했다.

미세먼지로 인한 가장 큰 불편함으로는 ‘기침, 피부병, 눈병 등 질병 발병(42.1%), 숨 쉬는 데에 불안함(28.1%)’을 꼽았으며, 생명을 보호받고 건강하게 자랄 권리(47%)와 야외에서 맘껏 뛰놀 권리(38.5%)를 침해 받는다고 답변했다.

이기철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사무총장은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정부와 지역사회, 여러 관련 단체들이 다양한 대책을 논의하고 있지만, 논의 과정에서 정작 미세먼지로부터 가장 큰 피해를 겪는 어린이·청소년의 참여가 부족한 현실이다”며 “어린이·청소년이 미세먼지 문제 해결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아동의 의견을 취합해 정부 및 지역사회의 대책에 반영되도록 노력하는 일은 국내 아동권리 신장을 위한 유니세프한국위원회의 주요 역할 중 하나”라고 말했다.

유니세프한국위원회는 한국에서 유니세프를 대표하는 기관으로서 한국의 유엔아동권리협약 실현을 위해 온·오프라인 사전조사 및 토론을 통해 취합된 어린이·청소년들의 다양한 의견을 관련 정부기관에 전달할 계획이며, ‘미세먼지 줄이기’ 정책 마련에 어린이·청소년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예정이다.

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