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훈 삼청교육대 가야, 폭로한 공관병은 관심사병” 박찬주의 궤변

입력 2019-11-04 11:40 수정 2019-11-04 17:21
박찬주 전 육군대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유한국당의 영입 추진 보류와 관련, '공관병 갑질' 논란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

자유한국당이 인재 영입을 검토 중인 박찬주 전 육군 대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공관병 갑질’ 의혹에 대해 사과 없이 전면 대응했다. 박 전 대장의 갑질 의혹을 제기한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에게는 “삼청교육대를 가서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갑질을 증언한 공관병에 대해서는 “공관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떠난 병사”라고 했다.

박 전 대장은 4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관병 갑질 의혹에 대해 “국민의 공분을 일으켰던 의혹은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면서도 “감나무에서 감을 따게 한 것과 골프공을 줍게 했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GOP로 공관병을 보낸 건 공관병이 지루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서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장은 공관에서 아들이 바비큐 파티를 벌인 문제에 대해선 “일반적이지는 않지만, 사회 통념상 그 정도는 인정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들 친구들과 여자들도 포함돼있었다. 공관병들과 같이 바비큐를 했다”며 “공관병들과 파티에 참석한 여자와 친해져서 소통하고 지냈다”고 했다.

그는 부인의 공관병 갑질에 대해선 “공관 위생관리 식품 관리에 대해 어른으로서, 집안을 관리하는 사람으로서 나무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썩은 과일이 있는 걸 보고 화가 나서 나무란 것은 맞지만 썩은 과일을 던진 것은 아내가 기억하지 못한다”고 했다.

박 전 대장은 ‘공관병 갑질’ 의혹을 제기한 임 소장에 대해 “군인권센터 소장은 삼청교육대 교육을 한 번 받아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군을 가지 않은 사람이 군을 무력화하는 것에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기에 동조하는 정치인들도 반성해야 한다. 이것 때문에 군대가 민병대가 된 것이다”라고 말했다.

박 전 대장은 한국당 입당에 대해선 “입당은 할 예정이지만 개인적으로 데미지(상처)를 입었기 때문에 씻어주는 모습 있어야 하지 않나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례대표로 나갈 생각이 전혀 없다. 내 고향 천안이나 계룡으로 가서 험지에서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장은 황 대표와 두 차례 만나 입당 의사를 표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5월에 황교안 대표가 한국당에 와서 일하자고 했을 때 3심이 끝나고 자유의 몸이 된 다음 돕겠다고 했다”면서도 “재판 과정을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하면 기일이 얼마나 길어질지 몰라서 국가에 헌신할 기회를 놓치기 때문에 황 대표에게 다시 정치를 하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황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전 대장의 기자회견과 관련해 “당과 조율한 적 없이 개인이 판단한 일”이라고 했다. 그는 “당에 대한 국민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일도 있었다. 당 대표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도 박 전 대장의 영입에 대해선 “좋은 인재들이 당에 많이 들어오셔서 국민을 위해서 함께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일관된 입장”이라고 밝혔다.

앞서 한국당은 지난달 31일 박 전 대장을 포함된 1차 인재영입 대상을 발표하려고 했지만, 그의 ‘공관병 갑질’ 전력을 두고 당내 최고위원들이 반대하는 등 당 안팎에서 논란이 일면서 일단 명단에서 제외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