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버 로스 미국 상무부 장관이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거래제한 조치를 곧 해제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달 무역합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낙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중 무역협상의 ‘1단계 합의’ 서명은 미국에서 해야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로스 장관은 3일 태국 방콕에서 가진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화웨이에 대한 상품 판매 면허를 곧 발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화웨이에 대한 미국 기업들의 상품 수출허가 신청이 260건 넘게 접수됐다. 우리가 생각했던 것 보다 많았다”며 “수출허가는 빠른 시일 내에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 정부는 수출허가 신청에 대해 ‘거부 추정’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면서도 “우리는 상당수를 승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지난 5월 화웨이 및 계열사를 거래 금지 목록에 올려 미국 기업들이 화웨이와 거래를 하려면 미 정부의 허가를 받도록 했다.
로스 장관은 미·중 무역협상에 대해 “우리는 좋은 상태이고 좋은 진전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며 “(무역합의를)안할 근본적인 이유는 없지만 언제나 약간 미끄러질 가능성은 있다. 언제나 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그는 다만 “1단계 이후 협상은 중국 측 입법과 집행 메커니즘을 포함한 것들에 달려있다”며 “그런 것이 없다면 지금까지 협상은 종이 더미에 불과하다”고 여지를 남겼다.
로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무역협상 ‘1단계 합의’에 서명할 장소에 대해서는 “아이오와, 알래스카, 하와이, 또는 중국내 몇 곳 중 한 곳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당초 미·중 무역협상의 서명장소로 거론됐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는 개최지인 칠레 정부가 반정부 시위를 이유로 회의 자체를 취소함에 따라 다른 장소가 물색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무역협상 ‘1단계 합의’ 서명은 미국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재차 말했다.
그는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협상에)진전이 있다. 나는 합의를 원한다”며 “만약 합의가 성사된다면 회담 장소 결정에는 아주 쉽게 이를 것이다. 그 것은 미국 내의 어딘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에는 서명장소에 대해 “다른 몇 장소를 보고 있다. 아이오와에서 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아이오와주는 미국 내 최대의 대두, 옥수수, 돼지 생산 지역으로 내년 재선 도전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요한 팜벨트(중서부 농업지대) 표밭이기도 하다. 세계 1위의 콩, 돼지고기 수입국인 중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영향을 받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이 집중 공략을 해야 하는 지역이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