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아세안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태국 방콕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넉 달 만에 재회했다. 기념촬영을 위해 나란히 서게 된 두 정상은 웃으며 악수를 했지만 별다른 대화는 없었다.
청와대에 따르면 동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3 정상회의 참석차 태국을 방문한 문 대통령은 현지시각으로 3일 오후 7시(한국시각으로 오후 9시) 9시40분까지 태국 방콕의 아세안+3 정상회의장 내 1층 만찬장에서 진행된 갈라 만찬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예정된 시각에 만찬장에 도착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훈 센 캄보디아 총리,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 마하티르 빈 모하마드 말레이시아 총리, 응웬 쑤언푹 베트남 총리,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등과 환담을 나눴다.
이후 이어진 단체 사진 촬영 시간에 문 대통령 내외는 아베 총리 내외와 같은 줄에 서서 악수를 나눴다. 악수 후 두 정상은 나란히 서서 단체 사진을 촬영한 뒤 각자의 테이블로 돌아가 만찬을 즐겼다. 이날 아베 총리는 예정 시각을 넘겨 기념촬영을 하는 순간에 입장했다.
촬영이 끝난 뒤 문 대통령 내외는 태국 총리 내외와 리커창 중국 총리 내외와 같은 테이블에서 식사를 했다. 아베 총리는 다른 테이블에서 만찬을 즐겨 두 정상은 더 이상 함께하지 못했다. 문 대통령이 아베 총리와 만난 것은 지난 6월 말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8초간 악수한 뒤로 4개월여만이다.
외교가에선 문 대통령의 태국 방문을 앞두고 양국 정상의 만남에 관심이 쏠렸다.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과 일본의 수출규제 및 한일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 등으로 한·일 관계가 냉각된 상황에서 두 정상이 만나 대화의 물꼬를 틀 게 될지 주목됐었다. 그러나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1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현재까지 한일정상회담을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었다.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이튿날인 4일 오전 아세안+3 정상회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정상회의 등에 참석하는 만큼 공식 프로토콜 상 태국 방문 기간 몇 차례 만남은 더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