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 달 만에 재회한 한·일 두 정상…악수는 했지만 환담은 없었다

입력 2019-11-04 07:55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3일(현지시각) 오후 태국 방콕 IMPACT Challenger에서 열린 갈라만찬에 참석하며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내외와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아세안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태국 방콕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넉 달 만에 재회했다. 기념촬영을 위해 나란히 서게 된 두 정상은 웃으며 악수를 했지만 별다른 대화는 없었다.

청와대에 따르면 동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3 정상회의 참석차 태국을 방문한 문 대통령은 현지시각으로 3일 오후 7시(한국시각으로 오후 9시) 9시40분까지 태국 방콕의 아세안+3 정상회의장 내 1층 만찬장에서 진행된 갈라 만찬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예정된 시각에 만찬장에 도착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훈 센 캄보디아 총리,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 마하티르 빈 모하마드 말레이시아 총리, 응웬 쑤언푹 베트남 총리,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등과 환담을 나눴다.

이후 이어진 단체 사진 촬영 시간에 문 대통령 내외는 아베 총리 내외와 같은 줄에 서서 악수를 나눴다. 악수 후 두 정상은 나란히 서서 단체 사진을 촬영한 뒤 각자의 테이블로 돌아가 만찬을 즐겼다. 이날 아베 총리는 예정 시각을 넘겨 기념촬영을 하는 순간에 입장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3일(현지시각) 오후 태국 방콕 IMPACT Challenger에서 열린 갈라만찬에서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참석 정상 및 대표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뉴시스.

촬영이 끝난 뒤 문 대통령 내외는 태국 총리 내외와 리커창 중국 총리 내외와 같은 테이블에서 식사를 했다. 아베 총리는 다른 테이블에서 만찬을 즐겨 두 정상은 더 이상 함께하지 못했다. 문 대통령이 아베 총리와 만난 것은 지난 6월 말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8초간 악수한 뒤로 4개월여만이다.

외교가에선 문 대통령의 태국 방문을 앞두고 양국 정상의 만남에 관심이 쏠렸다.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과 일본의 수출규제 및 한일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 등으로 한·일 관계가 냉각된 상황에서 두 정상이 만나 대화의 물꼬를 틀 게 될지 주목됐었다. 그러나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1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현재까지 한일정상회담을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었다.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이튿날인 4일 오전 아세안+3 정상회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정상회의 등에 참석하는 만큼 공식 프로토콜 상 태국 방문 기간 몇 차례 만남은 더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