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철(지옥+지하철)’ 오명을 쓴 서울 지하철 9호선 이용객들의 숨통이 좀 트일 전망이다. 이용객 과밀의 원인이었던 4량(차량) 열차의 6량 교체 작업이 4일 마무리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6량 열차도 여전히 부족하다는 불만을 토로한다.
서울시는 4일부터 9호선에서 운행되는 모든 열차가 6량 열차로 운행된다고 4일 밝혔다. ‘지옥철 민원’에 2017년 12월 6량 열차 투입을 시작한 지 약 2년 만이다. 지금까진 4·6량 열차가 뒤섞여 달렸다.
이달 말에는 현재 37편성인 6량 열차를 40편성으로 늘려 운행한다. 급행 2편성, 일반 1편성이 늘어난다. 이 경우 출근시간(07:00~09:00)의 급행열차 혼잡도는 156%에서 137%로 19%포인트 감소하고, 일반열차 혼잡도는 107%에서 71%로 38%포인트 개선될 것으로 예측된다. 혼잡도가 137%라는 건 정원이 100명인 열차에 137명이 탄다는 뜻이다.
9호선은 다른 서울 지하철 노선보다 차량 수가 현저히 적다. 1~4호선 열차는 10량, 5~7호선은 8량, 8호선은 6량이다.
차량은 적은데 노선은 여의도~강남을 꿰뚫는 황금 노선이다. 여의도와 신논현, 선정릉, 봉은사 등 핵심지역을 지난다. 그런데도 초기 9호선 운영사는 열차를 모두 4량으로 배치했다. 출근길에는 열차 이용객들이 몸을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붐벼 ‘콩나물시루 열차’라는 비아냥이 나왔다.
9호선의 수요 예측 실패는 민간 자본에 사업을 의존한 결과다. 민간 기업으로선 6량 열차를 쓰는 데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차량을 적게 운행할수록 차량 유지 비용이 줄고 인력을 적게 뽑을 수 있어서다. 2009년 7월 개통한 9호선은 민간투자사업 방식으로 건설됐다.
다만 최대주주 변경 등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9호선도 변하기 시작했다. 민원이 쏟아지자 지난해 기존 4량 열차에 2량을 붙여 6량으로 개조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