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 최혜진(20)이 2019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를 정복했다. 이제 최종전만을 남긴 올 시즌 투어에서 다승왕과 대상 수상을 확정했다. 상금왕과 타수왕도 유력하다. 개인상 싹쓸이가 최혜진의 눈앞에 놓였다.
최혜진은 3일 제주도 서귀포 핀크스 골프클럽(파72·6659야드)에서 열린 KLPGA 투어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3개로 3언더파 69타를 적어냈다. 최종 합계 15언더파 273타. 단독 2위 임희정(12언더파 276타)을 3타 차이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지난 6월 맥콜·용평리조트오픈 우승 이후 4개월 만에 시즌 5승을 달성했다.
최혜진은 15번 홀(파4)에서 5m짜리 버디 퍼트를 잡고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세컨드샷으로 홀컵 2m 앞까지 공을 붙이고도 버디 퍼트를 놓쳐 머쓱한 표정을 지었지만, 파 세이브로 마무리하고 두 손을 번쩍 들어올렸다.
최혜진은 중계방송사와 가진 인터뷰에서 “너무나도 기다린 순간이었다. 이번 대회를 위해 많이 준비했고 결과를 냈다”며 “오랫동안 지켰던 상금 랭킹 1위를 한때 빼앗겨 신경도 쓰였지만, 타이틀만이 중요하다고 생각지는 않았다. 많은 응원에 감사하다. 더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혜진은 18번 홀에서 손가락 다섯 개를 펼치고 사진을 촬영해 5승을 자축하기도 했다.
최혜진의 5승은 올 시즌 최다승이다. 최혜진은 이번 우승으로 다승 부문 단독 2위인 ‘슈퍼 루키’ 임희정(3승)의 추격을 완전하게 뿌리쳤다. 임희정은 오는 8일 충남 천안 우정힐스 컨트리클럽에서 개막하는 올 시즌 KLPGA 투어 최종전 ADT캡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해도 4승이 돼 최혜진의 다승 기록을 넘어설 수 없다.
최혜진은 대상 수상도 확정했다. 이날 60점을 추가한 최혜진의 대상 포인트는 564점으로 늘어났다. 이로써 최혜진은 데뷔 시즌인 지난해부터 2년 연속으로 KLPGA 투어 대상 수상자로 확정됐다. 시상식은 오는 19일에 열린다. 최혜진은 이 시상식에서 2개의 트로피를 예약했다.
이제 최혜진이 도전할 타이틀은 두 개. 상금왕과 타수왕이다. 최혜진은 이날 우승 상금 1억6000만원을 추가했다. 시즌 누적액은 12억314만2636원으로 늘어났다. 상금 랭킹 2위 장하나(11억4572만3636원)를 약 5700만원 차이로 앞지르고 있다. 장하나가 ADT캡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해도 최혜진은 3위 이하로 밀리지 않으면 상금왕을 확정한다. 현재 자력으로 상금왕을 노릴 수 있는 선수는 최혜진이 유일하다.
최혜진의 평균 타수는 70.3666타로 줄었다. 부동의 단독 1위다. 2위 장하나(70.5129타)를 약 0.15타 차이로 앞서고 있다. 큰 실수만 저지르지 않으면 타수왕도 최혜진의 몫이다.
최혜진은 2017년 8월 KLPGA로 입회한 뒤 지난해를 루키 시즌으로 보냈다. 프로 생활 2년 만에 개인상 전관왕을 노릴 정도의 입지로 올라섰다. 이제 한국 필드가 비좁다. 일각에서는 최혜진의 LPGA 투어 진출이 가능하다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조아연은 이날 신인왕을 확정했다. 최종 합계 9언더파 279타를 기록하고 공동 5위에서 완주해 시즌 3승은 불발됐지만, 신인상 포인트 2700점으로 1위를 확정했다. 임희정은 시즌 3승을 기록하고도 신인상 포인트에서 2417점을 기록해 조아연에게 밀렸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