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프리오 “툰베리, 시대의 지도자”… 툰베리 “캘리포니아 산불은 기후위기 탓”

입력 2019-11-03 17:04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왼쪽)와 그레타 툰베리. 사진=리어나도 디캐프리오 인스타그램 캡처

환경문제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온 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를 ‘우리 시대의 지도자’라고 추켜세웠다.

디캐프리오는 지난 1일 인스타그램에 “인류 역사상 이렇게 결정적인 순간에 이렇게 변화하는 방식으로 목소리가 증폭되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툰베리는 우리 시대의 리더가 됐다”며 툰베리와 함께 웃고 있는 사진을 올렸다.

그는 “그레타의 메시지가 세계 지도자들에게 행동하지 않는 시대는 끝났다는 것을 깨치게 하는 자명종이 되길 바란다”며 “그레타를 비롯한 어린 활동가들이 있어 미래를 낙관한다”라고 덧붙였다.

디캐프리오는 기후 문제에 목소리를 내온 대표적인 할리우드 스타다. 최근에는 아마존 화재 피해 복구를 위해 500만 달러(약 60억원)을 기부했고, 2016년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 때도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행동을 역설했다. 툰베리는 지난 9월 유엔 총회에서 세계 각국 정상들을 꾸짖으며 기후 위기를 타개할 수 있도록 당장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그는 지난해 8월 매주 금요일마다 등교를 거부하고 스웨덴 의회 앞에서 기후대책을 촉구하는 운동인 ‘미래를 위한 금요일’(Fridays for Future)을 시작해 파장을 일으켰다.

툰베리는 이날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시청 앞에서 열린 ‘유스 클라이미트 스트라이크’ 시위에 참석해 “우리는 오늘날 캘리포니아 구석구석에서 나고 있는 산불을 보고 있다”며 “산불은 기후 위기에 의해 심화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LA타임스는 2일(현지시간) 전했다. 툰베리는 86명의 사망자를 낸 캘리포니아 역사상 최악의 산불 피해장소 뷰트 카운티 파라다이스 마을에 다녀왔다며 “길과 길 사이에 남아있는 집들이 없었고 1만8000동의 건물과 가옥이 전소했다는 가슴 아픈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툰베리는 제2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5)가 칠레 시위사태로 스페인 마드리드로 장소를 변경하면서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 툰베리는 2일 트위터에 “COP25가 산티아고에서 마드리드로 장소를 옮기기로 공식 결정되면서 도움이 필요하게 됐다”며 “지구 반바퀴를 여행했는데 길을 잘못 들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다시 11월에 대서양을 건너야 하는데 누가 교통편을 찾는 걸 도와준다면 정말 고맙겠다”고 덧붙였다. 툰베리는 온실가스 배출이 많은 비행기를 피하고 솔라 패널이 있는 요트로 대서양을 횡단했다.

툰베리의 호소에 데레사 리베라 스페인 환경장관은 트위터에 “대서양을 건너 돌아오는 것을 기쁘게 돕겠다. 연락을 취해보자”고 말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방안에는 언급하지 않았다. 회의 개최까지 1개월 남은 가운데 툰베리의 동향도 주목받고 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