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해상에서 추락한 소방헬기가 사고 사흘 만에 인양됐다. 그러나 헬기 안에서는 실종자가 추가 발견되지 않았다.
동해지방해양경찰청은 3일 오후 2시4분쯤 수색 작업에 나선 청해진함 갑판 위로 사고 헬기 동체를 인양 완료했다고 밝혔다. 추락사고 60여시간 만에 물 위로 모습을 드러낸 헬기 동체는 조종석과 꼬리 날개 부분이 떨어져 나가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었다.
수색 당국은 헬기 안에서 실종자들이 발견될 것으로 기대했다. 앞서 해경은 지난 2일 헬기 동체 안에서 1구를, 동체 밖에서 시신 2구 등 모두 시신 3구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양 후 진행된 내부 수색에선 추가 실종자가 발견되지 않았다. 수색 당국은 “어제(2일) 오후 헬기 동체 탐색 중 내부에서 헬기 구조물에 가려 발 부분만 확인되는 실종자를 확인했다”며 “동체 인양 결과 동체 내부 실종자는 파손된 기체 일부와 함께 인양 중 유실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시신 유실 방지를 위해 그물망을 이중으로 설치했으나 떨어져 나가는 기체 일부와 내부 장비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함께 유실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수색 당국은 해저 78m에 가라앉은 헬기 동체 내부가 협소해 실종자 수색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와이어 등을 결속해 헬기 인양에 나섰다. 해군 청해진함 해난구조대(SSU) 심해잠수사들은 이날 오전 8시48분부터 오전 11시12분까지 동체 인양을 위한 고정작업을 실시한 뒤 유실방지 그물망을 설치했다. 이어 해군 청해진함이 수심 25m까지 동체를 끌어올렸고 오전 11시32분쯤 안전해역으로 동체를 옮겼다. 안전해역에 도착한 해군은 이날 오후 동체를 물 밖으로 인양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달 31일 밤 독도 인근 해상에 추락한 헬기는 해저 78m 지점에 거꾸로 뒤집혀 있었다. 동체와 꼬리 부분은 절단돼 있었다. 수색 당국은 추락현장 수색 과정을 통해 헬기 동체 밖에서 2구의 시신을 발견해 수습했다. 시신 2구는 2일 오전 9시 24분과 오전 10시 8분쯤 각각 동체로부터 110m와 150m 떨어진 꼬리 쪽에서 발견됐다. 시신 2구는 3일 오전 독도에서 대구 동산병원으로 옮겨져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해경은 실종자 수색에 전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동해지방해양경찰청은 이날 해군 청해진함에서 심해잠수사들을 투입, 수중 수색 등을 재개했다. 해경은 독도 남쪽 지름 약 54㎞를 8개 수색 구역으로 나누어 해경 함정 5척, 해군함정 4척, 관공선 2척, 어선 2척 등 함정 13척과 해경과 소방 항공기 5대를 동원해 해상수색을 벌였다.
소방헬기가 추락할 때까지 비행항로 상에 실종자가 있을 가능성을 고려해 소방헬기 비행 추정경로를 중심으로 해경 잠수사 17명, 소방 잠수사 8명 등 25명을 투입해 수중수색도 진행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부터 기상이 나빠져 수중수색을 중단했다. 해경 관계자는 “4일 저녁쯤 기상이 호전되면 해군,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등 유관기관과 협조해 수색을 재개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오후 11시26분쯤 독도 인근 해상에서 손가락이 절단된 응급환자를 태운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EC225 헬기가 이륙한 뒤 2∼3분 만에 인근 200~300m 지점 바다로 추락했다. 사고가 났다. 헬기에는 소방대원 5명과 응급 환자 1명, 보호자 1명 등 7명이 타고 있었다. 인양한 헬기는 포항항으로 이동 후 사고 조사를 위해 김포공항으로 옮겨질 예정이다.
동해=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