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품 농장 일을 하러 가던 주민들을 태운 미니버스가 논으로 추락해 1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60∼70대인 승객 상당수가 안전벨트를 매지 않아 인명피해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전북소방본부와 고창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57분쯤 고창군 대산면의 한 도로에서 A씨(60)가 몰던 25인승 미니버스가 3m 아래 논으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70대 여성이 의식을 잃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운전자 A씨와 여성 승객 9명도 크고 작은 상처를 입었다.
승객들은 모두 대산면과 경계인 전남 영광에 사는 60∼70대 할머니들이었다. 이들은 이날 대산의 양파 농장에서 일당을 받고 파종과 급수 등의 일을 해주기 위해 출발했다가 일정이 변경돼 영광으로 되돌아가던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를 받은 소방당국은 20여분 만에 현장에 도착해 승객들을 영광과 고창의 병원으로 옮겼다.
부상자 가운데 2명은 골절 등 중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음주 측정 결과 운전자 A씨는 술을 마시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왼쪽 커브 내리막길에서 차량이 미끄러지면서 논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경찰은 사고 당시 짙은 안개가 낀 구간을 달리던 버스가 코너를 돌다가 도로에 진입하지 못하고 논으로 추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승객 상당수가 안전벨트를 매지 않아 피해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승객과 목격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와 도로 상황 등을 파악하고 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