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화성연쇄살인사건 피의자 이춘재(56)가 살해했다고 자백한 ‘화성 실종 초등생’의 유골을 찾기 위한 수색작업을 사흘째 벌이고 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는 3일 경기 화성시 A공원에서 김모(당시 8세)양의 유골 수색작업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1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민간업체 관계자 등 120여 명을 투입해 전체 구역을 5㎡씩 나눠 지표투과 레이더(GPR) 3대와 금속탐지기 등으로 페인트를 칠하듯 지표투과 레이더와 금속탐지기로 한 줄씩 특이사항을 체크했다.
이후 2일부터는 특이사항이 발견된 곳을 10㎝씩 아래로 파내 지질을 분석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작업에는 30여 명이 동원돼 막바지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김양은 1989년 7월 7일 낮 12시30분쯤 화성 태안읍에서 학교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 실종됐다.
지난 30년간 단순 실종사건으로 처리됐던 이 사건은 최근 이춘재가 화성 사건 조사과정에서 김양을 살해했다고 자백함에 따라 현재 재수사가 이뤄지고 있다.
사흘째 유골 수색작업을 진행 중인 A공원은 사건 당시 김양의 유류품이 발견된 야산이 있던 곳으로, 3600여㎡ 규모이다. 이춘재가 유류품과 함께 김양의 시신을 유기했다고 진술한 곳과는 100여m가량 떨어져 있다.
김양의 부모 등 유가족들은 발굴작업 첫날인 1일 착수에 앞서 수색 지역 앞에서 헌화하며 김양의 명복을 빌었다.
30년 전 초등학생 딸을 잃은 70대 후반의 백발노인 아버지는 “무슨 말을 해… 자식 잃은 죄인인데 무슨 말을 해요”며 오열했다.
김양의 고모는 “30년을 폐인처럼 살아왔다. 아무리 암울한 시대일지언정 살인을 단순 가출로 취급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제대로 진실이 밝혀져 다시는 아이들이 험악한 꼴을 당하지 않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편 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의 범인으로 검거돼 “2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며 재심 청구를 준비 중인 윤모(52)씨는 8차 사건과 관련 4일 경기남부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최면 조사와 거짓말탐지기 조사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화성 8차 사건은 1988년 9월 16일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 박모(당시 13세)양의 집에서 박양이 성폭행당하고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범인으로 검거된 윤씨는 20년을 복역한 뒤 2009년 가석방됐으나, 최근 경찰이 화성 사건의 피의자로 특정한 이춘재가 8차 사건을 포함한 10건의 화성 사건과 다른 4건 등 14건의 살인을 자백하자 억울함을 호소하며 재심을 준비하고 나섰다.
화성=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