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추락헬기 시신 1구 소방관 추정…“주황색 상의·남색 하의 착용”

입력 2019-11-03 11:17 수정 2019-11-03 11:18
3일 오전 경북 울릉군 보건의료원에서 지난달 31일 응급환자를 이송하다 독도 인근 해상에 추락한 소방헬기 탑승원의 동료들이 슬픔에 잠겨있다. 앞서 사고해역에서 수습된 2구의 시신은 이날 오전 보건의료원으로 이송됐다. 연합뉴스

독도 인근 해상에서 7명이 탑승한 소방헬기가 추락한지 나흘째인 3일, 전날 발견돼 수습한 시신 2구 중 1구가 소방관인 것으로 추정됐다. 소방관으로 추정되는 시신은 주황색 상의에 남색의 기동복 하의를 입고 있었다.

동해지방해양경찰청은 이날 오전 수색상황 브리핑을 통해 “수습된 실종자 2명은 모두 남성으로, 정확한 신원은 파악되지 않았으나 1명은 소방관으로 추정된다”며 “한 분은 상의 탈의 상태고 하의는 남색 반바지를 착용하고 있었으며, 다른 한 분은 상의는 주황색, 하의는 남색 기동복으로 소방관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수습된 시신은 오전 7시54분쯤 울릉도로 이송했고, 소방청에서 가족과 협의 후 병원으로 이송할 예정이며 병원 이송 후 정밀감식을 거쳐 최종 신원이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해경은 수중수색과 동시에 기상이 나빠질 것을 대비해 실종자 유실방지를 포함한 헬기 동체 인양을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빠르면 이날 오전 중 동체를 인양할 가능성이 있다고도 밝혔다.

지난달 31일 독도 인근에서 응급환자를 이송하다 추락한 중앙119구조본부 헬기의 기체 모습이 2일 공개됐다. 사고기 실종자 가족이 제공한 동영상 속 기체는 프로펠러가 바닥으로 뒤집힌 채 여기저기 부서진 모습이다. 연합뉴스=실종자 가족 제공

수색 당국은 전날 헬기추락 현장 수색 중 동체가 발견된 해역에서 발견된 시신 3구 중 2구를 먼저 수습했다. 해난구조대(SSU) 소속 심해잠수사들은 6시간의 포화 잠수를 통해 2일 오후 9시14분쯤 동체와 90m가량 떨어진 꼬리 쪽에서 발견된 남성 시신 2구를 동시에 수습했다.

반면 동체 내에서 발견된 시신 1구는 헬기 구조물에 가린 채 발 부분만 보여 아직 성별을 확인하지 못했다. 수색 당국은 동체 내 시신 1구의 수습과 나머지 실종자 4명을 추가 수색한 뒤 기상 상황을 고려해 동체를 인양할 예정이다. 해경은 인양 과정에서 동체 내부 구조물 등이 밖으로 빠져나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그물망과 인양색(인양용 쇠줄)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2일 오전 독도 인근 해상에서 지난달 31일 추락한 소방헬기의 구조수색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수색 당국은 오전 8시2분부터 해군 청해진함에서 포화 잠수를 활용한 수중탐색을 재개했다. 해상수색은 독도 남쪽 지름 약 54㎞를 8개 수색 구역으로 나누어 해경함정 5척, 해군함정 4척, 관공선 2척, 어선 2척 등 함정 13척과 해경 항공기 3대, 소방 항공기 2대 등 5대가 맡고 있다.

해경은 “소방헬기가 추락할 때까지 비행항로상에 실종자가 있을 가능성을 고려해 오전 8시30분부터 소방헬기 비행 추정경로를 중심으로 해경 잠수사 17명, 소방 잠수사 8명 등 25명을 투입해 수중수색을 하고 있다”며 “조류 등으로 실종자가 독도 해안가로 밀려올 수 있어 해경 소형 구조보트 4척과 독도경비대 소형보트 1척을 동원해 독도 주변을 수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밤 야간수색을 중단한 이유는 포화 잠수사의 피로도 누적과 야간작업에 따른 안전위험 탓이라고 답했다. 동해상에 풍랑특보가 내려지는 등 기상악화 예보에는 “오전에는 포화 잠수를 활용한 수중수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악화하면 수중수색은 어렵겠으나 해상수색은 대형함정을 중심으로 실시한다”고 밝혔다.

수습된 시신의 신원은 지문 채취와 가족 확인, 가족과 DNA 대조 등을 통해 최종 확정되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긴급 확인을 요청해 최대한 신속하게 확인할 방침이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