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이 지적한 한국당 인재영입 문제점 5가지

입력 2019-11-03 10:51 수정 2019-11-03 11:03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달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뉴시스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는 당의 인재영입 과정을 비판하고 개선을 요구했다.

장 의원은 지난 2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인재영입 카드는 정책적 집행 권력이 없는 야당에 차기 총선을 위한 당 지지율 향상에 가장 큰 무기이자 이벤트다. 이 소중한 기회가 시작부터 삐걱한 것은 무척 뼈아픈 실책”이라며 문제점을 5가지 지적했다.

장 의원은 “인재영입보다 보수통합이 먼저”라며 유승민 대표가 이끄는 ‘변화와 혁신(변혁)’과의 통합을 강조했다. 그는 “‘개혁보수’라는 공간을 확보하고 있는 ‘변혁’과의 통합을 실현한다면 중도로의 외연을 확장할 수 있다. 또 ‘이념적 포괄정당’의 위상을 되찾을 수 있는 실리도 얻을 수 있다”며 “보수통합을 통해 통합 시너지와 컨벤션 효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 당면한 최우선 과제다”라고 주장했다.

장 의원은 최근 탈당계를 제출하고 정의당에 입당한 이자스민 전 의원을 언급하며 “우리와 함께했던 소중한 인재들을 다시 둘러봐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비례대표 한 번 하고 당에서 혜택을 받았다는 이유로 정치적 공간을 잃고 소외된 인재는 없는지 돌아봐야 한다”며 “(이 중에는) 빈민계층의 어머니 역할을 했던 분도 계시고, 소수자를 상징적으로 대표했던 분도 계신다. ‘신인’에 대한 강박관념이 우리 주위에 있는 너무도 소중한 인재를 일회성으로 소비한 것은 아닌지 반성하는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고 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자유한국당 회의실에서 제1차 자유한국당 영입인재 환영식에 참석해 영입인사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장 의원은 ‘최소한의 검증 시스템’ 도입도 강조했다. 그는 “사람에 대한 평가는 시각과 가치관에 따라서 칭찬과 비판을 달리 받는 경우가 많다. 한두 명이 의사결정을 할 것이 아니라 ‘열린 방식’의 영입을 통해 비판지점은 함께 설득하고, 칭찬지점은 함께 강조함으로써 인재들을 더 인재로 키워나가야 한다”며 “정치권에 입문하기도 전에 큰 상처를 받게 되는 인재영입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적었다.

이같은 주장은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공관병 갑질 논란’에 휘말렸던 박찬주 전 육군대장을 영입하려 했지만, 당내 최고위원들의 반대로 보류된 과정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장 의원은 1차 인재 영입 인사들에 대해 “단 한 명을 영입하더라도 우리가 지향하는 변화된 정당의 모습을 명확하게 제시할 수 있는 메시지를 인물을 통해 던져야 한다. 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는 인재영입의 불명확한 콘셉트를 꼬집은 것이다.

마지막으로 인재영입명단 발표 시기에 대해서는 “인재영입은 공천관리와 병행해서 하는 것이 순서다. 너무 일찍 인재를 선보이는 것은 공정한 공천관리에 대한 의문을 생기게 할 뿐만 아니라 영입대상 인재들 역시 아무런 약속을 받지 못하고 당에 들어오기 쉽지 않은 구조를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장 의원은 마지막으로 “국민은 우리의 수권 능력과 대안세력으로서의 자격을 매서운 눈초리로 지켜보고 있다”며 “너무도 중요한 시기다. 겸손하면서도 성숙하게 강한 믿음을 줄 수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할 때”라며 글을 맺었다.

신보라 의원 페이스북 캡쳐

한국당은 지난달 31일 1차 인재 영입 명단 8명을 발표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 김성원 전 두산중공업 부사장, 백경훈 청사진 대표, 양금희 여성유권자연맹 회장,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 장수영 정원SY 대표, 장범진 경희대 교수가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앞서 언론을 통해 ‘입당 1순위’로 알려졌던 박 전 대장의 영입이 갑질 논란에 보류됐고, 2일에는 또 다른 영입인사인 백경훈 대표가 신보라 한국당 최고위원 보좌진의 남편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영입 세습’ 논란이 일었다. 백 대표가 신 최고위원과 대학 선후배 사이라는 사실도 확인됐다.

신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백 대표와의 개인적인 인연은 인정했지만 “그런 사적 인연 때문에 영입 인재 선정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한 적도 없고 그럴 수도 없다. 이는 정확한 사실”이라고 해명했다.

박준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