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헬기 추락 나흘째…실종자 수색·동체 인양 총력

입력 2019-11-03 09:51 수정 2019-11-03 10:08
독도 사고 소방헬기 동체 및 실종자 발견 현황. 동해지방해양경찰청 제공

소방헬기 추락 나흘째인 3일 수색 당국이 가용한 장비와 인력을 총동원해 사고수습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동해지방해양경찰청은 이날 오전 7시30분부터 해군 청해진함에서 심해잠수사들을 투입, 수중 수색과 동체 인양을 위한 정밀 탐색을 재개했다. 해경은 동체 발견 지점을 중심으로 밤사이 조명탄 192발을 투하, 함정·선박 15척과 항공기 4대를 동원해 해상 수색을 진행했다.

앞서 수색 당국은 지난 2일 사고 해역 탐색을 통해 거꾸로 뒤집혀 있는 헬기 동체를 발견했다. 해역 탐색 결과 헬기 동체가 거꾸로 뒤집혀 프로펠러가 해저 면에 닿아 있는 상태였고, 헬기 꼬리는 동체로부터 완전히 분리돼 90m 떨어진 곳에 있는 것을 확인했다.

독도 인근 해저에 추락한 소방헬기 기체 모습. 연합뉴스

또한 추락현장 수색 과정을 통해 헬기 동체 안에서 1구, 동체 밖에서 2구의 시신을 발견해 시신 2구를 수습했다. 시신 2구는 2일 오전 9시 24분과 오전 10시 8분쯤 각각 동체로부터 110m와 150m 떨어진 꼬리 쪽에서 발견됐다. 발견 당시 남성 1명은 상의를 탈의한 상태였고, 하의는 검은색 반바지를 착용했다. 또다른 1명은 주황색 상의와 남색 기동복을 착용한 것으로 미뤄 소방관으로 추정된다.

수습된 시신 2구는 3일 오전 울릉보건의료원으로 이송됐다. 해경은 지문 감식 및 가족 확인을 거쳐 시신 2구의 신원을 확인한 뒤 가족 요청에 따라 대구나 포항 등으로 이송할 방침이다.

수색 당국은 동체 안에서 발견된 시신 1구 수습과 나머지 실종자 4명을 추가 수색한 뒤 기상 상황을 고려해 동체를 인양할 예정이다. 동체 안에 다른 실종자가 있을 수 있어 인양 과정에서 내부 구조물 등이 밖으로 빠져나오는 것을 방지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해경 관계자는 “남은 실종자를 가족의 품으로 돌려드리기 위해 수색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오후 11시26분쯤 독도 인근 해상에서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EC225 헬기가 이륙한 뒤 2∼3분 만에 인근 200~300m 지점 바다로 떨어졌다. 해경은 헬기가 독도 인근에 있던 어선에서 손가락이 절단된 응급환자를 태우고 육지를 향해 이륙했다가 사고가 났다고 밝혔다. 헬기에는 소방대원 5명과 응급 환자 1명, 보호자 1명 등 7명이 타고 있었다.

추락한 헬기는 2016년 도입된 프랑스 유로콥터사의 슈퍼퓨마(SUPERPUMA) EC-225 기종이다. 중앙119구조본부는 이 기종 헬기 2대를 운용하고 있다. 이 기종은 2016년 6월 유럽항공안전청(EASA)이 안전성 검사를 이유로 운항을 금지했다가 4개월 만에 해제한 모델이다. 2016년 4월 노르웨이에서 대형 사망사고를 내 유럽 각국에서 한시 운항정지 조치를 내렸던 헬기와 같은 기종으로 확인됐다.

추락한 헬기는 노르웨이 사고 1개월 전인 2016년 3월에 430억원을 들여 도입돼 중앙119구조본부 영남항공대에 배치됐다. 소방당국은 독도 해상 추락 헬기와 같은 기종의 헬기 2대를 내년 초에 두 대 더 들여올 예정이다. 2017년 9월에 구매계약이 이뤄졌고 인도 시점은 내년 1월로 예상된다. 투입된 예산은 961억원이다.

동해=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