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오늘 태국 방콕으로…아베 총리와 조우 가능성 주목

입력 2019-11-03 08:00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와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참석을 위해 태국 방콕으로 향한다. 문 대통령은 모친상 이후 첫 공식 일정으로 외교 행보에 나서면서 집권 후반기를 통과하게 됐다. 최대 관심사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조우다. 두 정상이 잠깐이라도 얼굴을 마주한다면 지난 6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8초 악수’를 나눈 이후 처음으로 만나게 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방콕 도착 후 첫 번째 일정으로 올해 아세안 의장국인 태국이 마련한 ‘갈라 만찬’에 참석한다. 만찬에는 이번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모든 국가 정상과 배우자, 안토니오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아세안 정상들에게 이달 말 부산에서 열리는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관심과 협조를 다시 한번 당부할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이어 4일 오전에는 아세안+3 정상회의에 참석해 지속가능한 공동체 건설 등 역내 협력의 지향점을 제시하고 한국의 기여 의지를 표명할 예정이다.

이어 오후에는 아세안과 한국·일본·중국·미국·러시아 등이 참여하는 동아시아정상회의(EAS)가 개최된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반도 문제 등 주요 지역 및 국제 정세에 대해 한국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고, 초국가범죄 등에 대한 한국의 기여 의지를 강조한다는 방침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기존 4강 외교에 더해 아세안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신남방정책’을 꾸준히 추진해 왔다. 이번 회의 참석을 통해 아세안과의 관계를 더욱 발전시킨다는 것이 청와대의 복안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아베 총리와의 조우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번 아세안 관련 회의에서 한·일 정상 간의 회담은 예정돼 있지 않다. 하지만 아베 총리도 같은 회의에 참석하는 만큼, 회의장에서 두 정상이 마주칠 가능성은 있다.

최근 아베 총리가 문 대통령 모친상에 ‘위로전’을 보내는 등 우호적 기류가 형성되고 있고, 다음 달에는 한·중·일 정상회의도 예정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일 정상이 대면한다면 대화 분위기가 무르익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