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웃음 터지게 한 ‘김정재·노영민 설전’ 상황 살펴보니

입력 2019-11-02 12:30 수정 2019-11-02 17:34
유튜브 노컷브이 영상 캡처

김정재 의원 “조국 사태에 책임지고 물러날 의향이 있냐”
노영민 실장 “제도 속 내재화된 불공정까지 해소해달라는 국민의 요구 실천하고 있다”
김정재 의원 “제도 탓하지 말라”
노영민 실장 “제도가 아니라 제도 속 내재화된 불공정이라고 말했다”
김정재 의원 “말 힘들게 하지 말라. 대통령 닮아가나?”
노영민 실장 “무슨 말을 그렇게 하냐? 대통령 닮아간다는 게 무슨 말이냐?”

1일 열린 청와대에 대한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자유한국당 김정재 의원이 노영민 비서실장에게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묻는 과정에서 이같은 설전을 벌였다. 노 실장 뒤에서 이를 지켜본던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을 웃음을 참지 못했다.

김 의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명된 지 80여 일 만에 물러났다”며 “조국을 임명하면 안 되는데도 임명했었고 충분히 막을 수 있는데도 못 막았다”고 지적했다. “막는 역할을 하는 게 청와대다. 비서실장이 하셨어야 한다. 그걸 안 했다”라고 한 김 의원은 “여기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러날 의향은 지금도 없냐”고 물었다.

이에 노 실장은 “오전에도 누차 말했지만, 청와대 비서진은 무한 책임을 느낀다. 검찰 개혁과 제도 속에 내재화된 불공정까지 해소해달라는 국민의 요구를 실천하는데 차질이 없도록 보좌하는 게 참모들에게 주어진 소명”이라고 답했다.

김 의원은 “상황을 보라는 게 아니라 실장님 물러날 생각이 있냐 없냐를 물었다”고 재차 질문했고 노 실장은 “물러난 부분에 있어서도 역시”라고 답했다. 이에 김 의원은 “그것도(사퇴도) 보고 있겠다는 뜻이냐”고 물었고 노 의원은 “참모진들에게 주어진 시대적 소명을 현재 다 하고 있고”라고 답을 이어갔다.

김 의원은 노 실장의 말을 가로채 “못하고 있지 않냐. 뭘 다하고 있냐”며 지적했다. 노 실장은 다시 “검찰개혁과 제도 속에 내재된 불공정 해소해 달라는 국민의 요구를 실천하는데 차질이 없이 보좌하는데…”라고 강조하자 김 의원은 “국민의 요구는 제도 탓하지 말고”라고 반박했다.


노 실장은 김 의원의 발언과 무관하게 답변을 이어가자 김 의원은 “실장님 들으세요”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순간 뒤에서 지켜보던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노란 수첩으로 입을 틀어막고 웃기 시작했다.

김 의원은 “국민의 요구는 제도 탓하지 말고 그 안에서 의지만 갖고 있었으면 충분히 할 수 있었던 일을 하지 않은 직무를 유기하고 있는 청와대, 그 청와대 가장 정점에 있는 실장님 제대로 책임지고 물러나라는 게 국민의 소리다. 무슨 제도 운운하냐”고 지적했다.

유튜브 노컷브이 영상 캡처

노 실장도 지지 않고 “내가 제도라고 얘기하지 않았고 제도 속 내재화된 불공정이라고 말했다”고 반박하자 김 의원은 “말 힘들게 하지 말라. 대통령 닮아가냐. 왜 그러냐”고 비난했다. 노 실장은 참았던 분노가 폭발한 듯 “아니,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냐. 대통령 닮아 간다는 게 무슨 말이냐”고 반문했다.

유튜브 노컷브이 영상 캡처

순간 강 수석이 웃음 참지 못하고 두 번째 폭소를 터뜨렸다. 수첩으로 얼굴을 가린 채 웃던 강 수석은 급기야 몸을 숙인 뒤 한참 뒤에 일어났다. 간신히 웃음을 참고 몸을 일으킨 강 수석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한 표정으로 김 의원과 노 실장의 설전을 지켜봤다.

노 실장은 위원장에게 “이렇게 모욕적인 표현을 쓰는 것에 대해 지적을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요청했고 김 의원은 “대통령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못 하냐”고 응수했다. 이에 노 실장은 “대통령에 대해 그렇게 함부로 말하는 거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대통령에 대해 무슨 함부로 말한 게 있냐. 대통령이 지고지순한 위치에 있지 않다. 국민의 대표로 얼마든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고 맞섰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