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령, 계자도 못 들어” 황교안 발끈에 유시민 반응

입력 2019-11-02 13:11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각 유튜브 화면 캡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1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기무사가 작성한 계엄령 문건 의혹과 관련해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이었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이를 몰랐을 수도 있다고 해명에 말에 공감했다. 그러면서 “무능한 것은 죄가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유시민 이사장은 이날 저녁 재단 유튜브 방송인 ‘유시민의 알릴레오’에서 계엄령 문건 연루 의혹과 관련해 “제가 들은 소문이 있었는데 탄핵이 기각되고 계엄령을 선포하고 나면 민심 수습 차원에서 내각을 전면 개편한다. 그러면 황교안씨는 그때 이미 국무총리를 너무 오래했기 때문에 어차피 내각이 총사퇴하면서 물러갈 사람이니까 그 사람하고는 (계엄령과 관련해)상의를 안해도 된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권한대행이 몰랐다면 그것도 문제 아니냐”고 되묻자 유시민 이사장은 “무능한 것은 죄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유시민 이사장은 이어 “제가 들은 얘기는 당시 청와대와 박근혜 전 대통령 측에서는 (탄핵) 기각을 확신하고 있었다. 그래서 기각될 경우 ‘좌파·빨갱이’들이 가만히 있지 않고 틀림없이 들고 일어날테니까 때려잡고 국회는 몇 명만 잡아 넣으면 (계엄해제령 의결을 위한) 재적의원 과반수가 안되니까 그렇게 하고 대통령은 복귀한 뒤 민심을 수습한 다음에 정상적인 국면으로 넘어간다는 계획을 세웠던 게 아닌가 한다”고 추측했다.

또 “검찰이 불기소통지서에서 인정한 사실관계를 보면 당시 김관진 안보실장, 한민구 국방장관, 조현천 기무사령관 등이 이미 다 의사를 주고 받았다. 그런데 황교안 권한대행만 안 나와있다. 왕따시켰나”라고도 말하기도 했다.

유시민 이사장은 관련자인 조현천 기무사령관의 행방이 묘연해 기소가 중지된 일에 대해서도 “수많은 사실관계를 다 인정하고서도 조현천이 미국으로 도주했다는 이유 한 가지만으로 모든 관련자를 기소중지, 참고인 중지 해버리고 사건을 덮어버린 합동조사단, 특히 대통령 하명조사를 담당했던 서울중앙지검 검사들의 행태에 대해서는 정말 무슨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황교안 대표는 지난 22일 계엄령 문건에 개입 주장에 대해 “계엄령의 계자도 못 들었다. 저에게는 보고된 바 전혀 없었다. 지금 그 이야기는 거짓이다. 그냥 넘어갈 수 없다. 고소나 고발을 통해서 사법조치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발끈했다.

앞서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최근 잇단 기자회견을 통해 황교안 대표가 기무사 계엄령 문건 관련 논의에 가담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공익 제보를 받았는데, 검찰이 이 부분에 대한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29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임태훈 소장이 탄핵 정국 당시 국군기무사령부의 계엄령 문건과 관련해 추가제보 내용을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