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 불이행에 대마초 혐의가 불거진 뒤 활동하던 그룹(몬스타엑스)에서 나간 멤버(원호)를 비호하는 팬들의 노력이 가짜 뉴스를 만들어내는 지경에 이르렀다. 멤버가 다시 무대에 서는 모습을 보기 위한 간절한 마음이 거짓 선동으로 이어진 것이다.
1일 트위터 등 SNS에는 원호의 탈퇴에 전날 알려진 세월호 구조 과정 중 문제점을 엮어 설명한 글이 상당히 올라와 있다. 한 네티즌은 영문으로 “원호가 공격당한 이유는 헬기가 아닌 배로 4시간을 옮기다가 사망한 세월호 희생자 학생에 관한 뉴스를 덮기 위함이다”는 식의 주장을 펼쳤다. “한국 정부가 한서희와 정다은(원호 문제를 인터넷에 고발한 2인)을 이용해 다른 뉴스로 시선을 돌린 것”이라는 글도 있다. 이런 식의 글은 수없이 쏟아졌고, 글마다 많게는 수백건 리트윗(퍼나르기)됐다. 특히 K팝에 관심이 많지만 정보에 취약한 해외팬들은 이런 소식을 그대로 믿으며 가짜뉴스를 재생산하고 있다.
소속사 스타쉽엔터테인먼트가 원호와의 계약을 해지한 마당에 그를 다시 그룹 몬스타엑스 이름으로 무대에 세우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나 팬들은 트위터에 ‘원호탈퇴반대’ ‘원호사랑해’ ‘몬스타엑스 응원해’ 등의 단어를 반복해 올리면서 이를 실시간 트렌드에 상위권에 올려놓았다.
스타쉽엔터테인먼트는 1일 “더 이상 원호와의 계약을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원호와 1일부로 계약을 해지한다”면서도 “대마초 혐의와 이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에 대해 당사는 전혀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디스패치는 이날 원호가 2013년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최근 마약수사대의 내사를 받았다고 보도한 이후다. 앞서 원호와 과거 친밀한 관계였다고 주장한 ‘얼짱’ 출신 정다은은 원호가 자신의 돈을 빌리고 갚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이에 원호는 31일 손편지를 통해 팀에서 탈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