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방사포 쏘자 돌연 “한국과 협력 중요” 강조한 日… 속내는?

입력 2019-11-01 15:14

일본 정부가 지난달 31일 북한의 초대형 방사포 발사 이후 한국과의 안보 협력을 강조하고 나섰다. 한·일 갈등이 격화된 이후 안보 분야에서도 한국을 경시해오던 것과 비교하면 사뭇 다른 태도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효력 만료 시한이 다가오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에 종료 결정 철회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1일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으로 매우 유감”이라며 “우리나라와 지역의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행위로, 베이징 대사관 경로를 통해 북한에 엄중하게 항의하고 강력히 비난했다”고 밝혔다. 스가 장관은 “미국과 한국, 나아가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하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 고위 인사가 한국과의 안보 협력을 언급한 것은 최근 들어서는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도 전날 북한의 방사포 발사 직후 “미국과 한국을 비롯한 관계국과 긴밀히 연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아베 총리는 한때 북한의 미사일 발사 때마다 한·미·일 공조를 강조했으나 지난 7월 한·일 갈등 심화 이후로는 한국을 언급조차 하지 않았었다.

일본 정부의 태도가 미묘하게 달라진 건 지소미아 문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 측이 제공하는 대북 정보가 여전히 유용하다고 보고 지소미아 종료 결정 철회를 고려해달라는 메시지를 보낸 셈이다. 일본은 오는 16일 태국에서 열리는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 계기 한·일 국방장관회담에서 이런 입장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노 다로 방위상은 지소미아와 관련, “미국, 한국과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이달 중순 태국에서 열리는 국제회의를 계기로 양국 국방장관회담을 가지려 한다. 한국 측이 현명한 판단을 해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고노 방위상은 “북한이 미사일 관련 제반 기술을 습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나름대로 미사일 능력이 향상된 것은 틀림없다”고도 평가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