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의 창조자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신작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터미네이터6)’로 28년 만에 돌아왔다. 이 영화에 그가 담고자 한 메시지는 무엇일까. 최근 국내 취재진과의 기자간담회에서 그가 직접 털어놓은 이야기를 세 가지로 정리했다.
#1. 미래를 변화시킬 힘은 우리에게 있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에 대해 “우리는 스스로 변화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으며, 미래를 변화시킬 힘은 우리에게 있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사회적, 정치적 이슈들로부터 스스로를 구해야 하는 젊은 관객들에게도 가장 시의적절한 영화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에서도 리전의 공격으로 인류의 멸망은 예견되어있지만, 새로운 인류의 희망 대니(나탈리아 레이즈)와 그녀를 지키기 위해 미래에서 온 슈퍼 솔져 그레이스(매켄지 데이비스), 터미네이터 헌터 사라 코너(린다 해밀턴)는 이에 굴복하지 않고 맞서 싸운다.
특히 강인하게 스스로 미래를 개척해나가는 캐릭터들이 이전에는 그저 평범한 인간이었을 뿐이었다는 사실이 깊은 인상을 남긴다. 제임스 카메론은 “자신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개개인도 역사 속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고, 이 메시지가 모두에게 힘을 준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2. 젠더와 인종을 아우르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에서 눈에 띄는 건 스스로 미래를 개척하며 극을 이끌어가는 대니, 그레이스, 사라 코너 캐릭터가 모두 여성이라는 점이다. 특히 대니는 시리즈 최초의 라틴계 주인공이다. 이미 1, 2편에서 전례 없는 여성 전사 캐릭터 사라 코너가 등장하기도 했다. 제임스 카메론은 “영화 속 모든 캐릭터들을 통해 인종과 젠더를 다양하게 보여주는 서사를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여기에 28년 만에 사라 코너로 돌아온 린다 해밀턴은 변하지 않는 카리스마로 스크린을 압도한다. 제임스 카메론은 “60대 여성인 린다 해밀턴이 액션 리더로 등장하는 것이야말로 고정 관념의 틀을 깨는 가장 혁신적인 부분”이라면서 “서구권 액션 영화에서 여성 주연이 60대인 경우는 처음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20대보다도 50~60대가 더 강한 캐릭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3. 우리는 ‘터미네이터’ 시대 바로 직전에 살고 있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우리는 ‘터미네이터’ 시대 바로 직전에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얘기했다. 영화가 그려낸 미래와 실제가 더욱 가까워졌다는 것이다. 그는 “1984년만 하더라도 AI는 하나의 판타지고 먼 미래의 이야기였지만, 이제는 슈퍼 인텔리전트 인공지능도 가능한 시대”라며 ‘터미네이터’가 첫선을 보였던 1984년과 현재를 비교하기도 했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인공지능의 발전이 장밋빛 미래만을 가져오는 것은 아닐 것이라는 비관했다. 이는 ‘비판적 의견을 어떻게 영화적으로 풀어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졌다. 결국 그가 택한 방식은 오리지널 캐릭터들을 불러오는 동시에 스토리를 확장하는 것이었다. 그는 “인간과 기술의 관계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