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명 실종 추락 헬기 기종, 유럽서 13명 숨진 사고 이력

입력 2019-11-01 13:36
독도 인근에서 발생한 응급환자를 태우고 육지로 향하던 소방헬기가 해상에 추락했다. 사진 속 헬기가 사고헬기와 같은 기종인 EC225. 연합뉴스

지난 31일 독도 인근 해상에 추락해 7명의 실종자가 발생한 소방헬기가 과거 해외에서 대형 인명사고를 낸 헬기와 동일기종인 것으로 확인됐다.

1일 소방청에 따르면 사고 헬기는 에어버스헬리콥터스사의 EC-225 기종이다. 지난 2016년 3월 도입한 EC-225 기종은 길이 19.5m, 높이 4.95m에 이르는 대형헬기로, 인명구조·산불 진화·응급환자 이송 등 용도로 2대가 운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 기종은 국내 도입 한 달 후인 2016년 4월 노르웨이에서 대형 인명사고를 내 안전성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NRK 등 노르웨이 언론에 따르면 2016년 4월 29일(현지 시각) 노르웨이 해상을 지나던 EC-225는 주 회전날개가 본체에서 갑자기 떨어져 나가며 사고가 일어났다. 회전날개가 분리된 본체는 곧장 추락했고 이후 본체는 충격으로 폭발했다. 탑승자 13명 전원은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르웨이 당국의 사고 경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고는 로터 기어박스의 부품이 균열 때문에 제 자리에서 이탈하며 발생했다. 이에 에어버스사는 제조 모델의 기어박스를 다시 설계했으며, 같은 해 6월 유럽항공안전청(EASA)은 EC-225 기종의 운항금지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황대식 한국해양구조협회 전 본부장은 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추락 헬기는) 퓨마라는 기종”이라며 “헬기 같은 경우 양력을 얻기 위해서 위에 로터라는 프로펠러가 돌아간다. 로터에서도 고장이 날 수도 있고 로터로 동력을 전달해 주는 기어박스라든가 여러 가지 연결 부품에서도 고장이 날 수 있는 확률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목격자에 의하면) 남쪽으로 헬기가 선회하다가 비스듬한 상태에서 그대로 물로 추락했다고 (하더라)”며 “자세한 사고 경위는 아무래도 사고 기체를 인양해서 여러 가지 조사를 해 봐야 판단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31일 오후 11시26분쯤 경북 울릉군 독도에서 7명이 탑승한 소방 헬기가 이륙한 뒤 200~300m 지점에서 추락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사고 직후 소방당국은 함정과 선박, 항공기 등 장비 40여 대를 투입해 실종자 수색 작업을 벌였지만, 독도 해상의 수심이 깊고 정확한 헬기 추락 지점이 확인되지 않아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송혜수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