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 약하지 않다는 롯데 감독’ 선수 기살리기?…현실 동떨어진 인식

입력 2019-11-01 13:33

지난해 11월 26일이다. 롯데 자이언츠 양상문 전 감독의 취임식이 있었다.

양 전 감독은 “롯데 팬들의 마음을 알고 있다”고 우승을 말했다. 양의지를 비롯한 포수 영입에 대해 양 전 감독은 “젊은 포수들을 육성해 보겠다“고 말했다. 타격보다는 투수 쪽이 문제라고 했다. FA 노경은(35)은 “롯데에 남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양 전 감독은 지난 7월 19일 시즌 도중 사퇴했다. 롯데의 젊은 포수들은 전원 1할대 타율을 기록했다. 폭투는 103개로 독보적 1위였다. 포수 육성 실패다. 롯데 팀타율은 0.250으로 10위였다. 노경은은 FA계약에 실패했다. 취임식 당시 발언과 롯데는 정반대의 길을 달려간 것이다.

그리고 1년 가까이 된 1일 허문회 감독이 롯데 19대 감독으로 취임식을 가졌다. 연합뉴스를 보면 허 감독은 포수 부문에 대해 약점이 아니라고 밝혔다. 롯데 포수는 약하지 않다고 했다. 그리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언급했다.

허 감독의 발언이 다분히 롯데 선수들의 기 살리기용이라는 사실은 잘 알고 있다. 우승 또한 누구나 갖는 목표라고 치부할 수 있다. 포수 FA 영입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롯데의 현 전력은 우승권과 거리가 멀다.

감독의 발언은 신중해야 한다. 무엇보다 땅을 밟고선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현실 인식에 기반하지 발언들이 쌓이다 보면 엉뚱한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 차라리 롯데의 현실을 솔직히 털어놓았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아직은 허문회 감독의 롯데 야구가 성공할 지 알 수 없다. 롯데팬들의 기대는 매우 크다. 그러나 현실 인식이 담보되지 않은 말들이 계속된다면 지난 1년 동안의 악몽에 대한 우려가 되살아날 수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