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부진 등 주력 품목 감소가 원인
연간 수출 마이너스 가능성 높아…내년 1분기 반등할까
지난달 수출액도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전년 동기보다 14.6%나 줄었다. 11개월 연속 감소세라는 성적표보다 우려스러운 건 ‘낙폭’이다. 하락폭만 놓고 보면 3년 9개월만에 가장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반도체를 필두로 한 주력 품목이 침체한 대외 여건 속에 고전한 결과다. 다만 전통의 주력 품목인 조선업의 반등과 신규 품목군의 선전이 저점을 찍고 올라 갈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산업부는 내년 1분기에는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수출액이 전년 대비 14.7% 감소한 467억8000만 달러로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올해 들어서 단 한 번도 상승세를 보이지 못했다. 하락폭도 컸다. 2019년 1월에 전년 동월 대비 19.6% 하락한 이후로는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주력 수출 품목이 맥을 못췄다. 반도체는 전년 동월 대비 32.1%나 감소했다. 이외 석유화학(-22.6%), 석유제품(-26.2%) 역시 큰 폭의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정부는 기존에 집계하던 13대 주력 품목을 20대 주력 품목으로 확대 집계하고 있다. 20대 주력 품목 중 14개 품목(70.0%)이 하락세를 보였다. 미·중 무역분쟁이 야기한 세계경제 침체에 직격타를 맞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일본 수출 규제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점 정도다. 지난달 대 일본 수출 감소율은 -6.0%에서 -13.8%, 수입은 -8.6%에서 -23.4%로 늘었다. 감소폭이 크기는 했지만 국제유가 하락 영향이 컸으며 한·일 갈등 영향은 적었다는 설명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대일 수출은 석유제품, 석유화학 단가 회복 부진 등으로 감소했고 수입은 국내 반도체 투자 조정에 따른 반도체 제조용 장비 및 관련 중간재 수입이 줄어든 게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하락세 속 호재도 있다. 조선업이 선전하는 모습을 보인 점이 다행스러운 부분으로 꼽힌다. 지난달 선박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25.7%나 늘었다. 1~10월 누적으로는 12.9% 증가했다. 한 척만 팔아도 수출액을 대폭 키울 수 있는 산업군이라는 점에서 긍정적 신호로 읽힌다. 또 바이오헬스(7.8%)나 화장품(9.2%) 등 신산업군도 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추세대로라면 올해는 마이너스 수출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연간 수출액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것은 2016년 이후 3년 만이다. 하지만 내년 1분기에는 반등할 수 있다는 게 산업부 평가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내년 1분에 플러스로 반등할 것으로 본다”고 밝힌 바 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