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국적의 세계적 배우 휴 그랜트가 사지드 자비드 재무장관의 악수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관이 공개석상에서 “무례했다”며 비판하자 휴 그랜트 측도 즉각 입장을 내놨다.
일간 가디언 31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영국 정부의 실세인 자비드 재무장관은 최근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신작 ‘아이리시 맨’ 런던 개봉 행사에 참석해 휴 그랜트와의 일화를 전했다.
자비드 장관은 “그에게 다가가서 ‘만나서 기쁘다’며 악수를 청했다”며 “그런데 그가 어떻게 행동했는지 아는가. 내 악수를 거절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가 내게 ‘나는 당신과 악수를 하지 않을 것이다. 당신이 문화부 장관이었을 때 ‘해킹 퇴치(Hacked Off)’를 지지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며 “나는 매우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해킹 퇴치는 언론의 사생활 침해 방지 캠페인이다. 휴 그랜트는 그동안 언론의 사생활 침해에 대해 앞장서 비판했었다. 앞서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 소유 타블로이드 신문 ‘뉴스오브더월드’가 유명인의 전화 음성 메시지를 불법 해킹한 사건에서 휴 그랜트도 피해를 입었다. 그는 관련 민사소송에서 배상금을 받자 전액을 해킹 퇴치 캠페인에 기부했다.
자비드 장관은 “그가 매우 무례했다고 생각한다”며 “휴 그랜트 같은 사람들은 자신들이 엘리트 계층에 속한다고 생각해 어떤 지위에 있든 노동자 계층을 얕잡아 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휴 그랜트는 대변인을 통해 즉각 반박했다. 휴 그랜트 측에 따르면, 당시 행사장에서 그의 정확한 발언은 “당신이 개의치 않는다면 악수를 하지 않을 것이다. 문화부 장관으로 언론 악습의 피해자들을 만났을 때 당신은 거만하고 피해자들을 무시했다”였다. 아울러 휴 그랜트 측은 “해당 발언은 자비드 장관이 연예인이 아닌, 언론 집단에 피해를 입은 일반 가족들을 만났을 때의 태도를 언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