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31일 “어머님과 가족들에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해주신 국민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모친 故 강한옥 여사의 장례미사를 마친 뒤 안장식에서 “오셔서 조문하신 분도 계시고 직접 오시지는 못했지만 마음으로 조의를 보내주신 많은 분께 감사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어머님께선 평소 신앙대로, 또 원하시던 대로 많은 분의 기도 안에서 하느님 품으로 돌아가시게 됐다”며 “이산과 피난 이후 파란만장했던 삶을 마치시고 영원한 안식을 얻으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아버지도 다시 만나시고, 못 가시던 고향에도 다시 가시고, 외할아버님, 외할머님도 만나시고, 6남매 형제자매들도 다시 만나시고 그러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부산 수영구 남천성당에서 진행된 고인의 장례미사는 오전 10시25분부터 약 40여분간 진행됐다. 손삼석 천주교 부산교구장이 집전한 미사에는 가족과 정치권 인사 등 1500여명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의 정신적 지주인 송기인 신부는 미사에서 강론을 했다.
오전 11시15분 미사가 끝나자 시신이 운구차로 옮겨졌다. 영정을 든 준용씨가 앞장섰고 문 대통령 내외가 뒤따랐다. 시신이 차량에 실리자 문 대통령과 김 여사는 고개를 숙여 인사를 올렸다. 문 대통령은 차량이 출발하기 전 손을 앞으로 모으고 모친의 뒷모습을 지켜봤다. 이후 흘러내리는 눈물을 손으로 두 번 닦았다. 뒤쪽에 서 있던 김정숙 여사도 연신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쳤다.
운구 행렬은 오전 11시22분 장지인 경남 양산시 상북면 하늘공원으로 이동했다. 하늘공원은 문 대통령의 부친 고 문용현 옹의 유골이 안장된 곳이다. 장례미사 참석자들은 손을 흔들며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시신 안장을 마지막으로 사흘간의 장례 절차가 마무리됐다. 장례를 마친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30분쯤 청와대로 복귀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문 대통령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보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서신에서 “강 여사의 모범적 신앙과 선행에 대해 감사드린다”며 “문 대통령과 국민들, 장례를 엄수하기 위해 모인 모두에게 위로와 영원한 평화의 서약으로 사도적 축복을 내린다”고 밝혔다. 서신은 미사에서 낭독된 뒤 문 대통령에게 전달됐다.
가족장으로 조용히 장례를 치르겠다는 문 대통령의 소신에 따라 강 여사의 빈소에는 사흘간 외부 인사의 조문이 통제됐다. 다만 야당 대표 등에 한해 조문이 이뤄졌다.
홍문종 우리공화당 대표는 이날 오전 야당 대표 가운데 마지막으로 빈소를 조문했다. 홍 대표는 “문 대통령께 박근혜 전 대통령을 잘 배려해달라고 말씀드렸다”며 “(문 대통령이) 배려를 해주고 계시다고, 병원으로 해드리고(보내드리고), 책상도 넣어드리고 했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홍 대표가 조문을 마치고 나가자 추모관 입구까지 나와 배웅했다. 야당 대표에 대한 배려 차원으로 해석된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