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의 문이 열렸다.
KBO 사무국은 2020년 FA 자격 선수 명단을 31일 공시했다. 24명이다. 처음 FA 자격을 얻은 선수는 11명, 재자격 선수는 10명, 이미 FA 자격은 취득했지만, FA 승인 신청을 하지 않고 자격을 유지한 선수가 3명이다.
그런데 외부에서 FA를 영입한 구단은 해당 선수의 전 소속구단에 전년도 연봉의 200%와 보호선수 20명 외 선수 1명을 보상하거나 전년도 연봉의 300%를 전액 현금으로 보상할 수 있다.
대개의 경우 전년도 연봉의 200%와 보호선수 20명 외 선수 1명을 택한다. 드물긴 하지만 만약 전년도 연봉 300%를 요구할 경우 엄청난 금액을 보상해야할 선수들이 꽤 있다.
한화 이글스 김태균(37)의 올해 연봉은 10억원이다. 가능성은 낮지만 김태균을 영입한 구단은 한화에게 전년도 연봉의 300%인 30억원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이적 가능성이 있는 고액 연봉 선수들이 있다. 한화 정우람(34)은 올 시즌 연봉이 8억원이다. 정우람은 마무리 투수로 여전히 경쟁력이 높기 때문에 이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정우람을 얻기 위해선 최대 24억원을 지급해야 한다.
또 NC 다이노스 박석민(34)도 이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거포가 필요한 친정팀 삼성 라이온즈 등이 대상이다. 그런데 올해 연봉이 7억5000만원이다. 최대 22억5000만원의 자금이 있어야 가능하다. 롯데 손승락(37)도 7억원의 연봉을 받고 있어, 21억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두산 베어스 장원준(34)의 올해 연봉 6억원의 300%인 18억원이 필요하다. 같은 팀 오재원(34)은 5억5000만원을 받고 있어, 이적때 FA 획득 구단은 최대 16억5000만원의 자금이 확보돼야 한다. KT 위즈 유한준(38) 또한 연봉 6억원을 받았다.
이밖에 올해 FA를 앞두고 있는 선수들에게 거액을 제공한 케이스가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전준우(33)와 KIA 타이거즈 안치홍(29), LG 트윈스 오지환(29) 등이 그들이다. 전준우와 안치홍은 5억원, 오지환은 4억원을 받았다. 15억원과 12억원의 이적료가 필요하다. KIA 김선빈(30)은 지난해 성적이 좋지 못해 3억원에 머물렀다.
또 이적 가능성이 높은 포수군에도 눈이 간다. 키움 히어로즈 이지영(33)은 2억1000만원을 받았다. 6억3000만원의 자금이 요구된다. NC 포수 김태군(30)은 2억3000만원을 받아 이적땐 원소속구단이 최대 6억90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24명의 FA자격 취득 선수 중 연봉이 적은 선수를 살펴보면 LG 장원삼(36)이 있다. 올해 연봉은 5000만원이었다. 이미 LG에서 방출된 탓에 FA 자격 신청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에 예외 상황이다.
실제 최저 연봉 FA는 롯데 고효준(36)이 될 것으로 보인다. 9000만원이다. 이적땐 최대 2억7000만원만 있으면 된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