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수괴 은신처에 거대한 버섯구름… 美 알바그다디 작전 영상 공개

입력 2019-10-31 14:24

미 국방부가 ‘이슬람국가(IS)’ 수괴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 제거 작전을 벌일 당시 촬영한 영상을 공개했다. 미군 헬리콥터가 알바그다디 은신처 인근에 대기하던 반군 10여명을 폭격하는 장면, 특수부대 요원들이 은신처에 접근하는 장면, 미군 전투기가 은신처에 미사일을 발사해 완전히 파괴하는 장면이 생생하게 담겼다. 미군 당국은 IS 잔존 세력이 알바그다디의 복수를 위해 테러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CNN 등에 따르면 케네스 매켄지 미 중부사령부 사령관은 30일(현지시간) 국방부 브리핑에서 알바그다디 제거작전 상황을 설명하면서 동영상과 사진 자료를 공개했다. 당시 드론이 촬영한 영상을 보면 미군 헬리콥터가 시리아 북부에 위치한 알바그다디 은신처에 접근하자 10~15명의 반군이 사격을 시도한다. 이에 헬리콥터가 로켓 여러 발을 발사해 전원을 무력화한다. 이들은 알바그다디 경호원 보다는 해당 지역을 장악한 무장 적대 세력 소속으로 추정된다.


이어 미군 특수부대 10여명이 두 갈래로 나뉘어 알바그다디 은신처에 접근하는 장면, 작전 완료 후 상공에서 대기하던 F-15 전투기와 무인공격기 MQ-9 리퍼가 은신처를 폭격해 완전히 파괴하는 장면이 공개됐다. 미군 특수부대가 모두 빠져나간 은신처가 폭발하며 거대한 버섯구름이 만들어지는 모습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매켄지 사령관은 IS 추종자들이 은신처를 성역화하는 일을 막기 위해 완전히 파괴했다고 설명했다.

알바그다디가 사망하기 직전에 훌쩍이며 울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장은 이번에도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매켄지 사령관은 알바그다디가 폭탄 조끼를 격발해 자폭할 당시 12세 미만의 자녀 2명이 함께 있었다는 사실만 밝혔다. 매켄지 사령관은 “나는 알바그다디의 최후 순간과 관련해서는 아무 것도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도 “알바그다디가 마지막에 한 행동을 미뤄보면 그가 어떤 인격의 소유자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군은 알바그다디가 2004년 이라크 부카 기지에 수감됐을 당시 그의 DNA를 확보했다고 한다. 미군 특수부대는 알바그다디 사망 직후 그의 유해에서 DNA를 채취해 신원을 확인했다. 미 중부사령부 트위터 계정에 게재된 국방정보국(DIA) 자료를 보면 알바그다디의 DNA가 다를 확률은 지극히 희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상에 인간이 1경4800조명 존재한다고 가정하더라도 해당 DNA와 동일한 정보를 가진 사람은 단 한 명뿐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미군은 IS 잔존세력이 알바그다디 복수를 위해 테러를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대비를 강화하고 있다. 매켄지 사령관은 “우리는 저들이 일종의 보복 공격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우리는 대비 태세를 갖추고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