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이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결정하는 세계유산위원회(WHC)는 아제르바이잔에서 열린 제43차 회의에서 한국의 서원을 세계유산 중 문화유산에 등재했다. 등재된 곳은 풍기군수 주세붕이 중종 38년(1543년)에 건립한 경북 영주 소수서원을 포함해 총 9곳이었다.
그런데 서원은 무엇이며, 유네스코는 무슨 이유에서 한국의 서원을 세계 문화유산 리스트에 올리기로 한 것일까. 이런 궁금증을 가진 사람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볼 만한 책이 최근 서점가에 등장했다. 바로 ‘한국의 서원’(진한엠앤비)이다. 한국의 서원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는 소식이 알려졌을 때 많은 이들은 놀라움을 표시했는데, 이유는 그만큼 서원의 가치에 대해 잘 몰랐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간 국내에는 서원을 다룬 출간물이 거의 없었다.
한국의 서원을 펴낸 이는 고려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해 프랑스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고, 현재 한국과학저술인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이종호씨다. 저자는 흥미진진하게 서원과 관련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우선 서원이란 무엇인지 들려주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서원은 조선 시대의 공립학교인 향교와 다르다. 지방의 지식인이 설립한 사립 교육시설이다. 성리학의 가치를 좇는 지식인을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세워졌다. 조선 후기 흥선대원군이 서원 철폐령을 내리면서 존폐의 갈림길에 서기도 했지만 유네스코에 등재된 곳들은 크게 훼손되지 않았다.
책은 그동안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서원의 역사적인 스토리에 9개 서원을 저자가 일일이 답사한 내용을 포갠 구성을 띠고 있다. 1부에서 저자는 향교 성균관 서당 등을 서원과 비교해 설명해주고, 2부에서는 서원이 탄생한 배경을 그려낸다. 3부에서는 서원 탄생의 주인공이었던 사림(士林)과 관련된 이야기가 등장하고, 4부에서는 서원이 건축물로 지니는 의미를 분석한다. 5부에는 저자의 서원 답사기가 실렸다. 출판사는 “서원에 대해 잘 모르는 초보자들도 수월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한 책”이라며 “이 책을 읽고 현장에서 (책에 담긴 내용과) 비교해보면 서원의 진수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