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양 전 대표와 승리를 상습도박 혐의로 기소 의견 송치할 방침이라고 31일 밝혔다. ‘환치기’ 수법 등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는 수사 결과 확인되지 않아 이 혐의에 대해서는 불기소 의견을 달아 송치할 예정이다.
양 전 대표와 승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호텔 등의 카지노를 드나들며 도박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수사를 받았다. 미국에서 달러를 빌리고 국내에서 원화로 갚는 이른바 ‘환치기’ 수법으로 도박 자금을 조달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경찰은 2014년 하반기부터 두 사람의 행적을 수사했다. 양 전 대표와 승리가 매년 1∼2차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도박을 한 사실을 확인했다. 양 전 대표가 도박에 사용한 액수는 수억원대, 승리는 10억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승리는 라스베이거스 소재의 한 호텔에서만 도박을 했고 양 전 대표는 2곳 이상의 호텔에서 도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승리는 도박에서 일부 수익을 거두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함께 도박을 하지는 않았고, 각자 범행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양 전 대표와 승리는 경찰에서 원정도박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양 전 대표와 동행해 함께 미국에서 도박을 한 3명도 상습도박 혐의로 함께 검찰에 넘길 예정이다.
경찰은 이들의 ‘환치기’ 의혹에 대해서는 확인하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공소시효 5년 내의 금융계좌 내역과 환전 내역, 미국 법인 회계자료, 미국 재무부에서 받은 관련 자료 등을 분석했지만,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했다.
양 전 대표는 출국하며 자신이 가져간 외화나 동행한 지인들을 통해 도박 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승리는 카지노나 호텔 측으로부터 신용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크레딧’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도박에 회삿돈을 사용했다는 의혹에 대해 “YG 측 회계 금융자료와 재정 담당자를 조사하고 국세청으로부터 협조를 받아 확인했지만, 횡령 혐의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양 전 대표는 2014년 유흥업소 여성들을 동원해 외국인 재력가에게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로도 수사를 받았지만 경찰은 객관적 증거가 없다고 보고 사건을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