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내년도 서울시 예산안을 발표하며 “82년생 김지영의 슬픔이 서울에는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31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예산안 설명회에서 “청년과 신혼부부 출발 지원하는 것이야말로 개인과 가족의 가장 큰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이라며 “아울러 국가 사회 성장의 시작이고 마중물”이라고 역설했다.
이날 서울시가 편성한 내년 예산안은 역대 최고액인 39조5282억원이다. 올해보다 10.6% 증가한 수치다. 사회복지 예산이 최초로 12조원을 돌파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초유의 지방채 3조원을 발행해 재원을 충당한다. 박 시장은 “예산안은 숫자로 표현한 서울시 정책 의지”라며 “예산의 문제라기보단 선택과 결단의 문제”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사람특별시’의 모습이 선명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누군가는 복지 투자를 낭비라고 말하지만 동의 않는다”며 “사람이야말로 우리 경제를 다시 뛰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소리 높였다. 이어 “주거지원, 돌봄, 청년 등 7대분야에 집중 투자하겠다”며 “사람 투자→소비확대→경제 활력과 일자리 창출→세입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실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지금 과감한 조치를 안 하면 미래 비용이 더 크다는 게 박 시장 생각이다. 박 시장은 “지금 호미로 막을 일 가래로 막으면 되겠나”라며 “지방채 3조원을 저렴하게 빌려서 확대재정 하겠다”고 역설했다.
‘포퓰리즘’ 비판을 의식해서는 “우리 모두 벼랑 끝에 서 있다”며 “시민의 삶 나아지게 하는 일은 하루 한 시도 놓칠 수 없다는 게 서울시의 결단”이라고 말했다.
재정건정성 우려에도 “(나는) 지난 8년간 서울시 채무를 7조원 이상 감축한 재정 우등생”이라며 일축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