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3~4년 전부터 경쟁적으로 지었던 유리 다리 32곳을 폐쇄했다. 관광 명소로 인기를 끌었던 유리 다리에서 미끄러지는 사고 등이 끝없이 벌어지면서다.
중국 CCTV는 지난해 3월부터 허베이성의 유리 전망대 32곳이 전부 폐쇄되는 등 중국 전역에서 유리 전망대 안전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관영 매체 ECNS에 따르면 중국에는 유리 다리만 2300개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유리 잔도나 슬라이드 역시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가로 488m에 달하는 허베이성의 홍야구 유리 다리는 지난 5월까지 세계에서 가장 긴 유리 다리였으나 폐쇄됐다. 허베이성 타이향에 위치한 유리 다리는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명소로 유명했으나 이 역시 폐쇄됐다.
중국의 이 같은 결정은 유리 다리에서 각종 사고가 발생하고 2명이 숨지는 사고가 벌어지면서 이뤄졌다. 연초 광시성 유리 슬라이드에서 남성 관광객 한 명이 숨지고 여섯 명이 다쳤다. 당시 비가 내려 몹시 미끄러웠고, 남성은 난간 밖으로 떨어져 머리를 심하게 다쳐 숨졌다. 2017년에도 후베이성의 한 유리 슬라이드에서 관광객 한 명이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2016년에는 장가계의 유리 잔도를 걷던 사람이 낙석에 맞아 다쳤고, 2015년 허난성의 유리 스카이워크는 문을 연지 2주 만에 금이 가 관광객들이 혼비백산해 피신하는 일도 있었다.
중앙 정부는 이어지는 사고에 올해 초 지방 관광청들에 유리 다리 건설 계획의 안전을 총체적으로 평가하라고 지시했다. 중국 관광 수요가 급증하면서 3~4년 전부터 관광객의 발길을 끌기 위해 유리 전망대 설치가 붐을 이뤘다. CCTV는 중국 SNS 웨이보에서 ‘안전 문제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폐쇄 결정은 시의적절한 조치’라고 반기는 네티즌이 대부분이었으며 또 ‘최근 들어 갑자기 많은 유리 다리가 난립하는 것이 돈 낭비가 아니냐’고 지적하는 글도 있었다고 전했다.
박세원 기자 o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