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열렸다. KBO 사무국이 31일 FA자격 취득 선수를 공고하면서 FA 시장은 개장된다.
그런데 10개 구단 프런트의 고민은 또 있다. 바로 외국인 선수와의 재계약 문제다. 외국인 선수 3명 구성 여부가 전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어서 더 골치가 아플지 모른다.
우선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팀인 두산 베어스도 외국인 선수 고민을 할수밖에 없다.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친 조쉬 린드블럼을 붙잡고 싶다. 그러나 본인은 정작 메이저리그행을 원한다. 린드블럼을 원하는 메이저리그 팀들이 있다는 소식까지 들려온다. 잡기가 쉽지 않을 수 있어 대체 외국인 투수를 고민해야 할지도 모른다.
지난해 다승왕을 차지했던 세스 후랭코프도 고민 대상이다. 올해 절반인 9승에 머물렀다. 내구성에 대한 우려도 있다. 실제 시즌 도중 전력에서 이탈한 적도 있어 판단이 쉽지 않아 보인다.
다만 외국인 타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는 잡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197안타로 외국인 첫 최다안타왕에 오른데다 타율도 0.344로 훌륭하다. 홈런이 15개로 다소 아쉽지만, 이만한 타자를 구하긴 쉽지 않아 재계약쪽에 무게가 실린다.
한국시리즈 준우승팀인 키움 히어로즈는 기존 3명의 외국인 선수들과 재계약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제리 샌즈는 113타점으로 타점왕에 올랐고, 홈런도 28개나 때려냈다. 제이크 브리검과 에릭 요키시도 13승씩을 올리며 팀의 에이스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시즌 막판 정규시즌 우승을 놓친 SK 와이번스는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17승을 기록한 앙헬 산체스는 일단 재계약 대상자로 분류될 수 있다. 시즌 도중 포스트시즌을 위해 영입한 헨리 소사의 경우 9승, 평균자책점 3.82를 기록했지만,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많다. 제이미 로맥 또한 29홈런과 95타점으로 평작을 이뤄냈다. 신규 외국인 영입 선수의 경우 100만 달러 상한선이 존재하고 있기에 이들을 대체할 외국인 선수를 새로 뽑기도 안고 가기도 애매한 상황이다.
LG 트윈스의 외국인 투수들의 재계약 전망은 밝다. 14승씩을 거둔 타일러 윌슨과 케이시 켈리는 무조건 잡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외국인 타자 카를로스 페게로는 시즌 도중 합류해 9홈런과 타율 0.286을 기록 중이다. 현재로선 안고 갈 가능성이 높지만 상황이 변할수도 있어 보인다.
NC 다이노스의 경우 외국인 타자만 고민 대상이다. 제이크 스몰린스키는 시즌 도중 합류해 9홈런과 42타점을 기록했다. 그런데 타율이 0.229로 낮아 정확도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 투수 크리스찬 프리드릭과 드류 루친스키는 확실한 재계약 대상으로 분류된다.
KT 위즈는 상대적으로 고민이 적다. 라울 알칸타라와 윌리엄 쿠에바스 모두 10승 이상을 거뒀다. 기존 3년차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도 재계약에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 다만 로하스가 또다시 메이저리그를 노크할지 주목된다.
삼성 라이온즈의 경우 다린 러프는 잡을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성적은 예년만 못하지만 100만 달러 상한선을 고려할 때 잔류쪽에 무게가 간다. 시즌 후반 합류한 투수 벤 라이블리도 재계약 쪽이다. 다만 타자 맥 윌리엄슨은 교체 가능성이 매우 높다. KBO리그 특성상 ‘2투수-1타자’ 체제가 적합하기에 아쉽게도 KBO리그에 남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KIA 타이거즈는 예상대로 타자 프레스턴 터커와는 재계약을 할 것으로 보이지만 투수 제이콥 터너와 조 윌랜드는 이별 대상으로 분류된다.
한화 이글스는 오랜만에 외국인 투타 고민이 없다. 투수 워윅 서폴드와 채드 벨 모두 10승 투수 반열에 올랐다. 기존 타자 제라드 호잉은 팀에 대한 공헌도가 매우 높다.
롯데 자이언츠가 가장 문제다. 에이스 브룩스 레일리는 5승14패로 최다 패전 투수다. 그런데 평균자책점은 3.88로 나쁘지 않다. 여전히 좌타자에겐 극강 모드라는 장점을 갖고 있다. 잡아야할 대상으로 여겨진다. 다만 시즌 도중 합류한 브록 다익손과 타자 제이콥 윌슨은 재계약이 난망해 보인다.
종합해보면 10개 구단 모두 스스로 정한 100만 달러 상한선에 발목이 묶일 수 있다. 기존 외국인 선수를 내치고 새 선수를 데려와도 100만달러 이하 선수가 성공을 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100만 달러 상한선은 스스로 폐지하는 게 맞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