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선수 출전 줄어드니 국내선수들이 ‘해결사’

입력 2019-10-31 04:00
원주 DB 김종규(가운데)가 23일 오후 강원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과의 경기에서 수비를 피해 슛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9-2020시즌을 앞두고 한국농구연맹(KBL)은 큰 결단을 내렸다. 외국인 선수 2m 신장제한을 한 시즌만에 철폐하는 대신 1·4쿼터 2명 출전, 2·3쿼터 1명 출전이던 기존의 외국인선수 출전 규정을 전쿼터 1명 출전으로 변경했다. 빅맨과 가드를 막론하고 국내 선수들의 비중이 높아질 수밖에 없게 됐다.

KBL의 선택의 효과는 각 팀이 8~10경기를 치른 30일 현재 곧바로 드러나고 있다. 지난 시즌 경기당 평균득점 15걸에 들어간 선수는 경기당 평균 17.2득점을 기록하며 13위에 올랐던 2018-2019 최우수선수(MVP) 이정현(전주 KCC) 뿐이었다. 올 시즌은 확실히 달라졌다. 현재 경기당 평균득점 15걸에 들어있는 국내 선수는 5명이나 된다. 지난 시즌 단 한명도 없었던 경기당 평균득점 10걸에 들어있는 선수도 3명이다.

국내 선수 최다 득점자는 올 시즌 일취월장했다는 평가를 듣는 허훈(부산 KT)이다. 직전 시즌 30경기 평균 28분40초를 뛰며 평균 11.3득점을 올린 허훈은 올 시즌 경기당 31분17초를 뛰며 평균 18.2득점을 기록 중이다. 특히 최근 4경기 중 3경기에서 22득점 이상의 대활약을 펼치며 KT가 5할 승률(5승 4패)을 수성하는 데 큰 힘이 되고 있다.

지난 오프시즌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고 원주 DB(6승 2패)로 이적한 김종규의 약진도 만만치 않다. 올 시즌 전경기 두자리수 득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연봉(12억7900만원)을 안기고 그를 영입한 DB를 기쁘게 하고 있다. 현재 허훈에 이어 국내선수 득점 2위에 올라 있는 김종규의 경기당 평균득점은 17.1점에 달한다. 김종규는 직전 시즌까지 6시즌을 뛰며 통산 최다 평균득점 12.6점(2015-2016시즌)을 기록한 바 있다.

국내선수 득점 3위 KCC 송교창(16.2득점) 또한 올 시즌 더욱 갈고 닦은 공격력을 자랑하고 있다. 송교창과 이정현(14.4득점)의 활약으로 KCC는 기대 이상의 성적(7승 3패)을 올리고 있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많은 국내선수들이 자신이 수준급의 득점력을 갖췄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기당 평균 8득점 이상을 기록한 국내선수는 직전 시즌 18명에서 올 시즌 25명으로 늘어 각 구단 감독들의 전술을 다변화시키고 있다. 인천 전자랜드 김낙현(평균 13.7득점), 고양 오리온 장재석(평균 10.1득점) 등은 올 시즌 생애 첫 두자리수 평균 득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