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섬은 이달 중순부터 조금씩 물들기 시작한 단풍이 다음 달 초쯤 절정에 이를 것이라고 30일 밝혔다. 올해는 평균 기온이 상승한 탓에 예년보다 좀 더 천천히, 절정에 다다랐다.
서울 근교에 있는 남이섬의 산과 강에는 현재 오색빛깔 단풍이 가득하다. 섬 안에서는 여행에 필요한 숙박과 식사, 공연부터 다양한 체험까지 모든 것이 가능해 가을날 가족, 연인과 함께 찾기 좋다.
단풍을 머금은 남이섬의 물안개는 남이섬을 찾은 모든 이들에게 환상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관광객이 빠져나간 저녁이면 섬 곳곳을 한가로이 산책할 수 있는 것은 숙박하는 이들에게 주어진 최고의 특혜다.
남이섬 단풍여행의 핵심으로 송파은행나무길을 빼놓을 수 없다. 영화, 드라마, 광고 촬영으로 유명세를 탄 만큼 노랗게 깔린 ‘옐로 카펫’은 누구나 사랑에 빠지게 만든다. 바로 옆 ‘소나타까페’에서 먹는 ‘눈사람호떡’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길거리 음식으로, 줄서지 않고선 못 먹는 명물이다.
섬 남서쪽 호텔정관루 별장촌을 따라 펼쳐진 ‘강변연인은행나무길’은 석양이 은행나무로 쏟아지면 노란 햇살이 눈이 부실정도로 아름다운 장관을 연출해 특별한 추억을 쌓을 수 있다. 오후 4시쯤이면 노란 잎사귀 사이로 부서지는 햇살은 이곳을 찾은 연인들의 사랑을 더욱 뜨겁게 달군다.
또한 호텔정관루 후원에 이어진 ‘유영지(柳影池)’와 ‘청풍원(淸楓苑)’ 단풍은 숙박객에겐 나만 알고 싶은 ‘비밀의 정원’으로 이른 아침 물안개 속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또한 언론에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명소 ‘자작나무숲’은 반려견 놀이터 ‘투개더파크’ 인근에 위치해 있다. 이곳은 반려견과 함께 방문한 이들에게 숨은 보석과 같은 곳이다.
단풍나무는 남이섬 어디서든 볼 수 있지만 ‘백풍밀원(百楓密苑)’은 보기 드물게 단풍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다. 백풍밀원 사이로 자전거를 타고 바람을 가르며 달리면 두 눈 가득 빨강과 노랑을 담을 수 있다. 인근에 위치한 ‘남이풍원(南怡楓苑)’ 주변에도 단풍나무가 많고, 남이풍원과 메타세쿼이아길 사이에는 커다란 은행나무가 곳곳에 있어 ‘달그릇에 은행술 빚는 황금연못’과 어우러진 경치를 보여준다.
남이섬의 가을은 이미 사진 동호인들 사이에서 맑고 고요한 아침 풍경을 가장 먼저 만끽할 수 있는 촬영 코스로 입소문이 자자하다. 이에 남이섬은 누구보다 일찍 남이섬을 찾기 위해 발걸음을 한 이들에게 매 주말마다 오전 7시에 첫 배를 운항하는 ‘단풍선’을 제공한다.
이른 아침 남이섬에 도착해 짚와이어를 타고 들어온다면 또 다른 장관을 마주할 수 있다. 섬 끝자락 ‘천경원’의 단풍도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단풍 명소다.
남이섬 관계자는 “단풍이 섬 곳곳을 아름답게 채색하는 가을, 남이섬은 떨어진 낙엽을 치우지 않기에 오랫동안 두 눈에 가을을 담을 수 있다”며 “발목까지 푹 파묻히는 낙엽길은 올 가을 당신에게 특별한 하루를 선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평=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