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동부 해변 마을에서 발생한 산불이 며칠째 꺼지지 않아 코알라 수백 마리가 타 죽을 위기에 처했다.
DPA통신과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은 지난 26일(현지시간) 뉴사우스웨일스주(州) 포트 매쿼리에서 시작된 불이 이네스 호수 인근 지역을 22㎢ 이상 태웠다고 30일 보도했다.
번개가 화재 원인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불은 강풍을 타고 남쪽으로 번졌으며 그 바람에 코알라 서식지도 불에 탈 위험에 처했다.
동물구호단체는 코알라를 구조하려고 준비하고 있으나 소방당국이 출입을 제한하고 있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다행히 소방당국은 “29일 긴급 경보를 발령할 정도로 불길이 거셌으나 30일에는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뉴사우스웨일스주에 남아있는 코알라는 2만마리 이하로 추산된다.
코알라는 불이 나면 나무 꼭대기로 올라가 몸을 동그랗게 말고 기다리는 습성이 있어 불을 피하지 못하고 변을 당할 수 있다. 살아남더라도 잔불이 남아있는 나무를 타고 다니다 발톱과 발바닥에 화상을 입고 나무를 다시는 못 타게 될 수도 있다.
수 애슈턴 포트 매쿼리 코알라병원 원장은 “이곳에 서식하는 코알라는 유전적으로 다양하고 아주 좋은 혈통을 지니고 있다”며 “관련 연구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호주에서도 특별한 코알라를 잃는 것은 비극”이라고 말했다.
한편 세계자연기금 호주지부가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쯤 코알라가 멸종할 수 있다.
김지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