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 시대에 ‘리츠 돌풍’…롯데리츠 상장 첫날 상한가

입력 2019-10-30 16:36 수정 2019-10-30 16:56

연 6%대 배당 수익률을 내세운 롯데리츠(REITs·부동산 투자 회사)가 코스닥 상장 첫날 상한가를 기록하며 화려한 신고식을 치렀다. 롯데리츠는 지난 11일 일반 투자자 대상으로 진행된 청약에서 63.3대 1 경쟁률을 보이며 ‘상장 대어’라는 평가를 받았다. 초(超)저금리 시대로 접어들면서 투자자들이 은행 이자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배당 수익을 제시하는 리츠 투자로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리츠는 30일 증시 개장과 동시에 강세를 보이며 공모가(5000원)보다 30% 오른 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 1조원을 넘어서며 국내 최대 상장 리츠가 됐다. 리츠는 여러 투자자의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하고 임대료 등을 주기적으로 배당하는 금융상품이다. 롯데리츠는 전국 롯데백화점 4곳, 롯데마트 4곳, 롯데아울렛 2곳에 투자한다. 투자 부동산의 전체 연면적은 63만8779㎡(약 19만평)로 총 감정평가액이 1조5000억원에 달한다.

롯데리츠와 같은 공모 리츠는 주식처럼 쉽게 사고 팔 수 있다. 최근 소액으로 부동산에 투자하려는 이들의 눈길을 끈다. 증시에 상장된 리츠는 롯데리츠를 비롯해 신한알파리츠, 이리츠코크랩 등 모두 6개다. 여기에 NH리츠, 이지스자산운용리츠 등도 상장을 준비 중이다. 국내 증시의 전체 시가총액 대비 상장 리츠 비중은 0.1% 정도다. 미국(4%)이나 싱가포르(13.4%) 등 선진국과 비교해 걸음마 단계다. 하지만 저금리로 갈 곳을 잃은 유동자금이 고배당을 제시하는 리츠로 몰리면서 신한알파리츠, 이리츠코크렙 등의 주가는 연초 대비 50% 넘게 오른 상태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공모 리츠 활성화 대책 등에 힘입어 한동안 리츠 열풍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한다. 대체투자 수단으로 부동산을 선호하는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경기 변동에 따른 부동산시장 침체가 위험요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가치 하락, 임차인의 임대료 지급 여력 등에 따라 수익률이 예상보다 낮을 가능성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