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모친상에 ‘벌거벗은 임금님’ 영상 내린 한국당

입력 2019-10-30 16:14
애니메이션 '벌거벗은 임금님' 중 일부. 자유한국당 유튜브 '오른소리' 캡처

자유한국당이 문재인 대통령을 희화화한 ‘벌거벗은 임금님’ 영상을 한국당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에서 삭제했다. 문 대통령 모친 강한옥 여사가 전날 별세한 상황에서 적절치 않은 영상이라고 판단한 데 따른 조치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30일 건국대학교 특강 후 기자들에게 해당 영상에 대해 “문 대통령 어머니가 돌아가신 것 때문에 계속 (영상을) 유지하는 것이 옳지 않다고 (판단)해서 영상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대통령이 상중이신데 패륜적 만화 같은 걸 만들어서 돌려보는 행위를 삼가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황 대표는 이 대표의 발언에 “영상을 내렸다”면서도 “우리 당에서 알아서 판단하겠다”고 맞섰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30일 오후 서울 건국대학교 상허연구관에서 특강을 하며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당은 지난 28일 당의 공식 캐릭터 ‘오른소리가족’을 발표하면서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에 ‘양치기 소년 조국’과 ‘벌거벗은 임금님’이라는 제목의 애니메이션 두 편을 올렸다. 안데르센 동화 ‘벌거벗은 임금님’을 패러디한 영상에서 문 대통령이 속옷만 입고 희화화의 대상이 돼 논란이 됐다.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에는 두 영상 중 ‘양치기 소년 조국’ 영상만 남아있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한국당이 공개한 동영상은 충격을 금할 수 없는 내용으로 채워졌다. 문 대통령에 대한 조롱과 비난이 인내력의 한계를 느끼게 한다”며 “한국당은 국민 모욕의 동영상 제작에 관련된 모두를 엄중히 문책하고 국민께 즉각 사과하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원내대변인도 “해당 애니메이션 삭제와 재발 방지를 요구한다. 아닌 것은 아니라 말할 수 있는 한국당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